# 01. 공동체, 갈등, 관계, 서로 성장.

개신교 중에서도 오순절-성령운동 쪽에서 신학부와 신대원 공부를 하며 전도사로 섬기면서 항상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학부에서 김경수 교수님이라고, 방학만 되면 부르더호프 공동체나 해외에 있는 여러 공동체를 찾아 다니던 교수님을 멘토처럼 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학부 시절에 '예수전도단'(YWAM)이라는 선교단체와 연결되어, 학교에 예수전도단 모임을 개척하고 간사님을 모시고 오는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면서,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공동체와 관계'로 좀 더 발전되었다.

그런 내가 알게 된 성공회의 대천덕 신부님과 예수원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대학로의 도시 공동체인 쉴터 공동체. 그 쉴터 공동체에서 거의 1년 동안 준회원으로 드나들면서 알게 된 독일의 기독교마리아자매회, 프랑스의 떼제 공동체.

이런 다양한 경험과 알아감을 관통하는 것은, '갈등'과 이를 통해 서로에게 배워가며 성장하는 공동체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나 부르더호프, 기독교마리아자매회, 떼제 공동체는 2차 세계 대전의 비극과 참화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것을 배우며 그 깨우침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자 했다.

이에 대해 아나뱁티스트 연구자 중 한 명인 신광은 목사는 "Speak truth in love(사랑 안에서 진실을 말하라)."를 말하는데, 내가 준회원으로 속해 있었던 쉴터 공동체에는 부르더호프 공동체에 걸려 있는 것처럼 "사랑 안에서 직접 말하라!"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 02. 보수와 진보, 이현령비현령.

참 신기한 건, 꽤나 보수적이고 문자적인 공동체를 거치면서 배운 그 가르침이 그곳에서만 적용되는게 아니란 것이다. 나름 진보적이거나 개혁적이라고 말하는 공동체에도 꼭 필요한 가르침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보수적인 공동체에서는 '사랑 안에서'라는 것이 강조되고, 진보적(개혁적) 공동체에서는 '직접 솔직하게'가 더 강조된다는 것 정도다. 헌데 당황스러운 건, 양쪽 모두 자신들이 강조하는 그 '강조점'을 자신들의 틀에 끼워맞춰서 해석하기 바쁘단 것이다.

그 예로, 보수적인 공동체에서 강조하는 '사랑 안에서'라는 말을 살펴보자.

사랑에 대해 언급하는 주옥같은 수많은 문헌과 이야기들을 살펴 보면, 사랑은 너도 내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네 방식이 무언지 듣기 시작하는 거란다. 그리고 그 방식에 맞춰 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거란다.

그런데 많은 보수적인 공동체에서는 '한 방식만의 사랑'이 있다고 우기거나, 다수가 선택한 사랑이 '옳은 방식'이라고 세뇌한다. 그러니 '서로의 방식'을 배운다는 게 성립되지 않는다. 그 방식에 찬성하든지 반대하든지, 옳은 방식을 따르든지 떠나든지 밖에 없다. 모 아니면 도. 흑백 논리.

진보적(개혁적) 공동체는 다를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직접 솔직하게'를 강조하는데, 이 쪽도 마찬가지로 '사랑은 한 방식이 아니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진보적 공동체에서도 표현만 다를 뿐, '너도 나처럼 생각해야 해!'라는 암묵적인 억압의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위계가 있는 공동체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처럼 '직접 솔직하게' 말하는 걸 강조하니, 그나마 보수적인 공동체보다는 뭔가 좀 더 자유롭고 진일보한 것처럼 착각된다. 문제는 이곳에서도 '사랑은 한 방식이 아니다'는 것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실적인 인정이 없으니, 암묵적인 억압의 구조가 주는 실망감은 더 크면 크지 작지 않다는 것이다.


# 03. 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라.

그래서 깨달은 것이 보수적이든 진보적(개혁적)이든, 공동체에서 "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라."는 원칙은 똑같이 중요하다는 거다.

이를 위해서 첫째로 공동체가 사랑 안에 머물러야 한다.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서로의 방식을 듣고 그 방식으로 서로에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 사랑 안에서 머무는 관계가 되었을 때, 가능한 서로에게 직접 솔직하게 말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 안에서, 직접 솔직하게 말하라. 그러나 먼저 사랑 안에 머물기를 연습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이 무언지 듣고, 그 방식에 따라 직접 솔직하게 말하기 시작하라.


# 04. 덧붙임. 사랑과 미움 그리고 용기.

과분하게 사랑받는다는 건 언제든 미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움 받는 게 두려워 사랑받을 수 있음을 포기하든, 사랑받는 만큼 미움 받을 수 있는 아픔을 감수하든지, 선택은 나의 몫이다.

때로 사람들은 말이나 글 하나로 사람 하나 죽일 수 있다고 믿고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하나, 그 사람이 당당하게 삶으로 승부짓는 한 결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선택하되 당당하라. 그러나 어깨에서 힘을, 얼굴에서 분노를 조금만 더 빼고 삶으로 승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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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3/07/16 04:08 2013/07/1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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