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네 어른'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아, 그토록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성직 사회에서 이런 어른이 살아 남아, 울림이 큰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게 더 기적이긴 하다.

아무튼 시대의 양심들이 그토록 듣고픈 말을, 큰 거부감없이 말할 수 있는 능력과 통찰 그리고 정치적 감각은 일면 부럽기도 한 배워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현장에서 이름없이 빛도 없이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을 단 몇 마디 말로 뒤집어 버리는 '동네
 어른'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눈물 흘리는 사람 내쫓고 시복식 열 수 없다."

이 문장 하나가 주는 힘을 우리 동네 어른들이나 다른 동네 어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문장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이런 문장을 말할 수 있을 만큼, 일관되고 성실하게 '낮은 곳'을 지향해 온 이 어른의 삶에 대해 '다른 어른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부족한 내가 생각해 봐도, 2014년 8월에 한국을 찾아온 프란치스코 교종이시라면, 이 시대의 가장 아픔인 '세월호 참사'를 보듬어 엉킨 문제를 뚫고 나가는 길의 안내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랜 세월 굳어버린 우리의 아픔인, '분단과 고삐없는 자본주의'에 대한 '애통하는 눈물과 경고의 목소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천주교라는 동네의 모든 어른들이 이분과 같지도 않고, 세상을 향해 정신차리라고 내리치는 죽비(竹篦) 소리가 왜 안을 향해서는 크게 들리지 않는지는 늘 아쉬운 부분이지만.. 쩝.

그럼에도 부러운 건 부러운 거고,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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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월호 참사에 관한 별도 언급을 통해 "국회는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염원대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규명이 이뤄지도록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특별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재합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타결될 때까지 그 자리에 계속 남아 있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내쫓고 예수님과 사랑의 미사를 거행할 수는 없다"면서 강제퇴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기사 링크] "눈물 흘리는 사람 내쫓고 시복식 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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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8/13 00:58 2014/08/1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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