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마을버스가 올라오지 못하는 동네에 살지만, 바로 옆에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한 재개발 사업으로 수천 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 때문에 '산동네'라 불리던 동네 바로 위로, 2차선 도로가 다니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의 '욕망'은 점점 커져만 가고.. 서로의 집 앞에 쌓인 눈을 걱정하며, 아무 대가 없이 치워주던 동네 인심도 사나워져만 간다. 그렇게 변해가는 인심에, 나만 착하게 살아봤자 바보처럼 손해만 볼 뿐이라는 '악순환'은 이어지고..


밤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와, 마을버스가 안 다닐까봐 일찍 나선 출근길.

역시나 사람으로 터지기(!) 직전의 전철로 한 사람이 밀고 들어오면서, 힘들어하는 앞사람에게 하는 말.

"다 힘든데, 좀 참고 갑시다!"


눈이 쌓인 골목길에서 다투는 동네 어르신들, 그리고 만원 전철에서 경험한 사소한(?) 일화.


다함께 그 구조를 바꿔볼 생각은 하지도 못하게 꽉 조여놓고,

그 안에서 좀 더 '선한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지 말고 도우며 살라는 가르침이나,

'내적 평안'을 찾은 사람이 되어 불편한 구조 속에서도 행복을 경험하라는 가르침은,


결국 '모두의 싸움'을 '한 사람의 몫'으로 돌려

'내가 모자라서 그래..'라고 바꿔버리는 못된 '표지판'이다.


특히 나는 눈을 치울 일도 만원 전철을 탈 일도 없으면서 '선한 사람'이 되라거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에 그리 살면서 내적 평안 속에서 행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악한 구조'를 강화시키는 '먹이사슬의 윗쪽에 있는 존재'일 뿐이다.


정직한 교회라면, 그렇게 가르쳐서는 안 된다.

다함께 정직하게 싸우는 법을 공유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내가 만난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가신 길이다.


형태 님이 알려준 용산 5주기다.

주여, 별세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그들이 우리 가운데 부활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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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1/20 10:05 2014/01/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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