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성탄2주일

성탄 2주일.

이 세상에 빛과 희망으로 오셔서, 당신을 따르는 우리가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의 빛과 희망'으로 존재하라고 요청하신 분.

그 깊은 어둠과 절망 속에 공존하고 있는, 빛과 희망이라는 '원래의 의미'를 드러내는 삶을 살라고, 우리를 이끄시는 분.

그런데.. 당신을 그토록 사랑하며 따르는 이들이, 세상과 삶의 저격에 비틀거리거나 하나 둘씩 쓰러져가는데 침묵하시는 분.

그런 '우리들의 하느님'께 욕하고 대들며 끓어오르는 분노와 울분을 쏟아내고 싶었다. 묻고 싶었다.

"주여, 대체 왜 이들입니까? 지금까지 겨우겨우 버티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 왜 이들인 겁니까!? 제가 그토록 사랑하고, 맘 깊이 의지하는 이들이 뭘 그리 잘못했습니까?"

성서는.. 그렇게 절박함으로 쓰여, 간절함으로 전해졌고, 그런 소수자의 삶과 마음으로 읽어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고통받는데.. 두려움과 불안이 더해가는데..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 둘씩 잡혀가거나 죽어가는데.. 그 순간에 빛으로 오신, 희망으로 오신 주를 증언해야 하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그리스도인들.

고통당하는 우리를, 두려움과 불안에 숨어 있는 우리를, 죽거나 잡혀가는 우리를 창조 이전부터 '택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삼으셨다고 노래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

분노와 울분 앞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빛과 희망 그리고 하느님의 선택을 고백하고 증언했던, 아니 그래야 했던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다수나 주류가 아니었다.

성서는.. 그런 그들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바탕해서 쓰여진, 그들의 피와 희생으로 전해진 책이다.

성서는 이 세상의 가난한 이들, 소외와 배제라는 운명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생사의 경계에서 움켜쥐고 따라야만 했던, 증언집이자 역사적 기록물이며 한 편의 시와 노래이자 흔적이며 눈물 자국이다.

나 또한 그 앞에서 흐르는 눈물과 울분 그리고 빛과 희망에 대한 간절함을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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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1/05 21:34 2015/01/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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