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평화

‘주님의 평화’는 평화가 없는 곳에 가닿아야 한다. 평화 따윈 생각하지도 못할 상황과 사람들. 바로 그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축복되어야 한다. 헌데 오늘날 주님의 평화는 꽤 평화로운 사람들에게만 들리거나 가닿는다.


온갖 설교와 미디어를 통해 ‘우리들의 판타지’로 반복되어 재생산된 사람들 말이다.


그 모든 판타지를 다 갖춘 듯한 주류 이성애자 부부. 평탄하고 좋은 조건에서 경쟁력을 선취하며 건강하게 자란 젊은이들. 사상은 진보적이거나 개방적이고 일상은 균형 잡혀 있으며 베풂과 참여에 자유로운 아방가르드한 싱글들.


그러나 주님의 평화는 그들을 넘어 판타지에 가까운 주류인 척 하나, 실상 깨지거나 어긋난 관계들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에게도 가닿아야 한다.


실제는 다수인 주류인 척 하는 깨지고 어긋난 숨겨진 관계들. 다양한 비주류 관계들. 평균보다 더 많이 일하지만 더 가난한 청년들. 온갖 설교와 판타지의 속삭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영혼까지 속고 있는 수많은 사포(四抛: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포기)세대.


그들에게 가닿지 않는, 그들의 삶을 축복하지 않는 ‘주님의 평화’는 그저 위장된 평화일 뿐이다.


판타지로 포장되어 분명 존재하는데 '없는 취급'받는 수많은 존재들에게 ‘있는 그대로’ 가닿는 것이 ‘주님의 평화’다. 그렇게 될 때에 ‘변화’라는 걸 말하기 시작할 수 있다. 하느님이 불편하고 불완전한 우리들의 삶으로 들어와 일으키는 ‘신적 변화’말이다.


'주님의 평화'란 이미 사람들이 세워놓은 ‘판타지’를 재생하는 ‘인정’이 아니다.


* 덧붙임. 멀쩡해 보이는 주류? 사실 그거 포장된 '우리들의 판타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갖 상처투성이에 깨지고 어긋난 관계들이 대부분이다. 제발, '있는 모습 그대로'에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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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9/18 14:21 2014/09/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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