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야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레위 19:1)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마태 5:48)

성서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하느님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조심했던 것 같다. 하느님의 '거룩'과 하늘 아버지의 '완전함'을, 우리가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완벽'으로 오독하게 될까봐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공동체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거룩'과 '완전함'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지금보다 좀 더 개방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금 상대으로 좀 더 낫다는 사실에 안주하지 말라고 요청받는다. 그저 추상적으로 개방되라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이 세우신 '구체적인 사랑의 표현'을 기준으로 지금보다 한 걸음 더 개방될 것을 요청받았다.

이를 위해서 성서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임을 잊지 말라고 한다. 우리 안에 하느님이 살아 계시니, 우리는 스스로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 우리 힘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여서는 안 된다. 하느님 앞에서 정직해야 한다.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구체적인 사랑을 기준으로 개방되라는 명령은, 우리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이루실 수 있다.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거룩하고 완전한 분이신 하느님께 속하여 그분이 하시도록 하면 된다. 그렇게 하느님께 속한 자들이 '하느님께 의지'하여 서로를 도우면 가능하다. 그러니 우리는 자랑할 것이 없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그런 불완전한 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불완전한 우리에게 스스로를 내주어 거룩하고 완전한 존재가 되도록 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다.

거룩하고 완전하신 하느님이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구체적인 사랑의 표현을 기준으로 지금보다 한 걸음 더 개방되라는 것이다. 그저 그런 방향만으로 된다. 나머지는 거룩하고 완전하신 하느님이 이루신다. 그저 그 방향을 유지하려는 것만으로 된다.

그래서 오늘도 길찾는교회 식구들은 제대에 불을 밝힌다.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나눈다. 십자가를 바라본다. 생존을 위해 정신 없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유지해야 할 방향이 어딘지를 함께 모여 확인한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서로에게 안아 달라고 두 손을 펼친다. 서로를 끌어 안으며,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이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불완전한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거룩하고 완전하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서로에게로 이끄신다. 오늘 이 제대 앞에서 당신을 내주어, 불완전한 우리를 완전한 당신의 삶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이제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신다. 불완전한 이 세상에 스스로를 내어 주라고. 그렇게 변화의 매개인 빵과 잔으로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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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23일, 연중 7주일, 오후 4시.

1독서, 레위 19:1-2, 9-18 / 2독서, 1고린 3:10-11,16-23 / 복음, 마태 5:38-48

본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주님의 지혜는 참된 사랑을 일깨우시고 그릇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시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하느님의 진리를 깨달아 사랑을 실천하며,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님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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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2/23 20:33 2014/02/2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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