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적 소수자 이슈'에 관한 글입니다. 읽기에 따라 긴 글일 수 있고, 제가 약간 폭발한 상태이니, 양해하고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

내가 웬만하면 욕도 덜하고 비아냥거리지도 않고 착하게 살려고 했다.

명색이(?) 성공회 신부인데, 욕과 비아냥을 달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안전한 공간과 관계'에서야 이런저런 장난을 치기도 한다. 허나 그건 그거고.

그런데 이 따위 글을 기사랍시고 올리는 인터넷 기독 언론이라니, 정말 할 말 없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욕을 하고 있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욕을 하고 있다.

이런 글은 하나하나 논파할 필요도 없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 글인지, 간단히 확인해 보자. 아주 간단하다.

기자인지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람이 쓴 글에서 주어를 '동성애'에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로 바꿔보면 된다. 그리고 그 글을 50년, 아니 20~30년 전에 쓴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보자.

읽어 보셨는가? 어떤 느낌이 드시는가?

몇 군데 빼놓고는 별로 어색하지 않다. 나는 정말로 이 따위 글을 읽을 때마다 욕지기가 치밀어 오른다. 세련된 방식으로 포장해도 '혐오'는 혐오일 뿐이다. 온건하게 표현할지라도, '배제와 차별'은 배제와 차별일 뿐이다. 세련된 척, 온건한 척하지 말자.

차라리, "나 '근본주의자'에다가 '성서 문자주의자'라서, 성서에 동성애를 정죄하는 자구(字句)가 있으니, 당신이 뭐라하든 교회와 세상이 변했다고 하든, 나는 반대한다!"라고 주장하는 게 떳떳하고 당당해 보인다.

물론, 그 따위로 떠들었다간, 용감하게(?) 책임져야 할 게 한둘이 아닐 게다. 당장 여성 목회자, 장애가 있으신 교회나 사회의 직분자들, 인종에 대한 편견 등에 답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닐 거다.

이 글을 쓰신 분이 누군지는 모르나, 당신처럼 '세련된(?) 혐오, 온건한(?) 배제와 차별'을 일삼는 분들 때문에 상식적인 한국의 건강한(?) 보수 그리스도인들이 도매급으로 욕을 먹는 거다. 계속 사회의 '공공 영역'에서 밀려나고 있는 거다. 같은 그리스도인으로 창피하니,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길!!!

* 귀찮은 분들을 위해, 이 사람의 글에서 주어를 '동성애'에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라고 바꿔 드려 봅니다. '오직' 주어만 바꿨을 뿐입니다. 이런.. ㅈㄱ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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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에 관한 이슈에 관하여…(1)
(이 글은 원래 "동성애에 관한 이슈에 관하여...(1)"이라는 제목입니다.)

며칠 전에 인터넷에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 마음이 참으로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첫째로 글이 많은 부분에서 균형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현재 한국의 많은 분들이 그 글과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읽은 글 가운데 몇 가지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동시에, 많은 분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들 가운데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점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떤 분이 쓰신 글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기 위함도 아니도, 제가 이 영역에서 다른 분들보다 특별히 더 많은 리서치를 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보고 진리를 구하여야만 하는 부분이 있기에 작은 생각들을 나눕니다)…


1)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는 이 시대에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과거에도 있었다. 다만 예전에는 묻어 두고 부인했을 뿐이다. 특히 기독교 문명권에서 그것을 죄악시했기에 드러낼 수 없었다.

이와 같은 생각은 현재 한국뿐만이 아니라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찬성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팽배한 생각들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생각은 옳은 생각일까요? 동시에 더 나아가서 논리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까요?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가 이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은 맞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묻어 두고 부인했기 때문에, 특히 기독교 문명권에서 그것을 죄악시했기 때문에 드러낼 수 없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도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하는 사람들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종교는 기독교 국가들이 아니라 이슬람 국가들입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샤리야 법 (Sharia’s Law) 의 해석에 의해서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가지고 있었던 전통적 견해 역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없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교, 도교를 비롯한 동양종교들에 의해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는 인간의 성취 (Human fulfilment)를 고양하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현대 사회 전체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 포스트모더니즘이 태동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인도의 Indic Religions (힌두교, 불교, 자이니즘, 시크교를 포함한) 에서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에 대하여 기독교에 비하여 덜 분명하게 이야기되어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전통적 관점은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거나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인도에서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억제하고 있었던 요인들이 기독교라는 종교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이 글을 쓰신 분처럼, 또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찬성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독교가 편협하기 때문에, 더 나아가서 기독교인들이 포용력 (tolerance) 이 없기에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가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고 억제되었던 것이 결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사실처럼, 종교라는 범주를 떠나서, 그것이 기독교가 되었든지 이슬람교가 되었든지, 동양종교가 되었든지 심지어는 엄청난 포용력을 가지고 있는 힌두교가 되었든지, 기본적으로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찬성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 것은 한가지의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류에게는 피부 색깔이나 문화, 언어, 심지어 인종을 초월해서 어떤 종류의 ‘보편적 윤리’ 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적으로 살펴본다면 우리 모든 인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기에 타락 이 후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괴리되고 하나님에 대한 진리를 잃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믿는 자들이나 믿지 않는 자들이나, ‘보편적 윤리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지금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의 이슈는 결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 대 기독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미국의 보수 복음주의 교회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에 대해 너무 엄격한 입장을 취했기에 사회적으로 단절과 대립을 낳게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의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자는 복음주의 교회를 적대시하며, 반대로 미국의 보수 기독교 계층은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정치적인 이슈로 확대시켜 대통령 후보에게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에 대한 입장을 가장 먼저 묻곤 했다. 이것은 정치적 · 신앙적으로 미국 사회의 큰 분열을 낳았다

요즘 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이슈는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 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눈을 50 년 전 과거로만 돌려 본다면 지금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 문제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이슈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북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성의 혁명’ Sexual Revolution 입니다.

성의 혁명이 일어날 당시에도 그것은 사회적으로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성의 혁명’ 은 현대인들의 성 Sex 에 관한 가치관과 관념을 모두 송두리째 바꿔 버렸고, 이제는 만나자 마자 함께 동침을 하는 One night stand 라는 것이 지금 세대들의 윤리의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만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약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의 문제가 성의 혁명 이전에 대두되었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을까’ 라는 질문입니다. 이와 같은 질문은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분명합니다. 결코 용납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보수주의 교회들은 사실 포스트모더니즘보다 훨씬 이전인 모던니즘이 일어나던 시기에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즉 이와 같은 논리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입니다.

오히려 현재의 갈등은 보수 복음주의 교회들에 의하여 발생하게 된 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 Enlightment 와 함께 일어나 인간 사고의 영역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인본주의 Humanism 사상입니다. 더 나아가서 이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사고체계, 권위체계를 송두리째 부인했던 바로 ‘포스트 모더니즘’ 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분명 이런 상황 안에서 기독교의 책임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이 분이 이야기 하시는 그런 영역에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영역에서 책임이 있습니다.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 무브먼트 (LGBT Movement) 를 일으켰던 사람들은 적어도 100 여 년 전부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 무브먼트를 준비했고 시작했습니다. 이 무브먼트는 하층민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이트칼라의 사람들, 상류층에서 전략적으로 시작이 되었고 이와 같은 상황은 당연히 경제적, 정치적 영역의 파워를 등에 업고 이 무브먼트를 확산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자들의 분포도를 보게 되면 하층민들 보다는 정치, 경제적으로 지도자층에 더 많이 존재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현재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 문제가 어떻게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를 수 있게 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은, 특히 기독교인들은 그 당시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고 사회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을 썩지 않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로 부름 받은 교회로써, 바로 여러분과 저는, 결코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와 관련해서 발생한 어려움들의 많은 원인이 마치 기독교 국가들인 것처럼 단언하지만, 사실 현재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가 확산되어 있고 법적으로 합법화되어 가고 있는 나라들은 북유럽, 북미지역과 남미지역, 즉 기독교 인구가 주류를 이루거나 기독교 문화가 중심을 이루는 선진국가 들입니다. (남미 지역은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 아니지만 Colonialism 이후로 캐톨릭 국가들이 된 나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편협함이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의 문제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로 기독교인들이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에 남녀평등, 인종차별반대를 찬성하는 사람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심지어는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이제는 보편화 되어 버린 이와 같이 잘못된 정죄함을 받으면서도 반론도 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진리를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 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로써 이와 같은 무지와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 더 나아가서 믿는 자들 안에서까지 욕되게 되는 이런 상황을 보며 정말 마음이 무너지는 것을 봅니다.…

2015.02.09.


* 이 '크로스로'라는 곳이 예전에 내가 알던 그곳인가? '거룩한빛광성교회'란 곳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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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2/12 20:52 2015/02/1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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