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다가

주저하다가 쓴 글이나 내뱉은 말은, 늘 정수리에서 맴돈다.

쓰지 말 걸... 말하지 말 걸... 그냥 지나칠 걸...

한두 번의 부딪힘으로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게 사람이고, 한두 번의 어긋남으로 쉽게 잃는 게 사람이다. 물론 달라지지 않을 거라며 도전하지 않고 쉽게 잃는다고 피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그 의도와 작동 방식이 분명하고 제한된 부분이 있는 플랫폼에서, 어디까지 도전하고 부딪히는 게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다. 더군다나 나는 '문제 해결사'도 아니고, 내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조언이나 돌봄이 필요하지도 않다. 아니, 필요한 지 모르겠다.

비틀비틀 삐뚤빼뚤 좌충우돌. 매 순간 하루 하루를 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의 반의 반 만큼도 못 살고 있는 내가, 누구 한 명에게라도 의지가 될까. 누구 한 명에게라도 힘이 되는 말을 나눌 수 있을까.

사람들 앞에서 쓰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 때론 두렵기까지 하다.

쓰지 말 걸... 말하지 말 걸... 그냥 지나칠 걸...

결국 나도 기대하다가 실망하는 게 싫고, 누군가를 잃는 게 두려워서 두근두근 바들바들 떠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주여, 이 밤 속히 와 나를 도우소서. 나를 다정히 안아, 모자라고 온통 금이 가고 상처 나 있는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힘을 주소서. 한 번 더, 또 한 번 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4/03/12 03:20 2014/03/12 03:20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371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676 : 677 : 678 : 679 : 680 : 681 : 682 : 683 : 684 : ... 971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13520
Today:
36
Yesterday:
34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