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길벗들을 둔 덕분에 3년 정도 사회학의 기초를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그 길벗을 통해 알 게 된 또 다른 이들과 다시 사회학과 정치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예전보다 헛발질이 줄어든 나를 보게 된다. ㅋㅋㅋ

처음에는 신학을 공부하던 습관 때문에 길벗들에게 꽤나 당황함과 웃음을 줬었는데 ^.^;;


공부를 할수록 느끼는 건, 사람은 너무 쉽게 익숙한 것들에 갇힌다는 것과, 신학이 자기 완결적 구조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어쨌든 공부를 통해 갇힌 나를 깨닫고, 다른 관점과 이야기를 통해 자칫 폐쇄적일 수 있는 자기 완결적 구조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된 건 다행한 일이다.


그 외에도 시민사회단체나 기업체에서 팀장 급에 있는 분들과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난다.

가끔 만나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는데, 이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깨우치는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나 조직과 운영에 관한 통찰은 꼭 메모로 남겨 놓을 정도.

특히 이분들은 소위 386세대와 다양한 방식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와도 겹치는 것이 많은데, 그래서 더 귀 기울이게 된다.

잊지 않기 위해, 얼마 전에 만났던 그분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메모 몇 가지를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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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지금 어떤 위치에서 무얼하느냐에 집중하느라, 막상 잃고 나서야 누구와 어떻게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허나 그 때는 이미 늦으리니, 지금 곁에 있는 이들과 어떻게 함께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에 대한 깊은 애달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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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접하다 보니,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조직과 관료화되고 생명력을 잃는 조직을 식별하는 기준이 명료할 때가 있다. '쉼'에 대한 조직과 결정권자들의 태도를 살피면 되는데, '쉼'을 일을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여겨 시스템화하고 지키려 애쓰느냐, 애걸해야 베풀어주는 치사한 것으로 만드느냐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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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졌다거나,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다는 말도, 자신들보다 더 약한 자리에 있는 이들을 평가하는 말로 내뱉는 순간, "내가 '갑'이니, 내 말 잘 들어라!"로 전달된다.

특히 과거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투사'들이 이런 말을 내뱉을 때가 종종 있다. 그들은 '조직(공동체), 헌신, 진정성, 희생, 열정'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그들의 한계는 병영 국가 시대와 맞서기 위해 또다른 '병영 체제의 운동권'으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 시대적 한계는 그들과 우리의 아픔인데, 그들은 너무 자주 그걸 '훈장'으로 여긴다.

그런 그들에게 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은 자신들의 '훈장'이 더 빛나야 한다는 말이고,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다는 말은 자신들의 '훈장'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말일 때가 많다.

때로 '한계 인정'이 최고의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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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내다본 창 밖 풍경. 분주하고 반복적인 일상.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일이 있는 하루를 끝내고 바쁘게 퇴근하는 사람들.

문득 누군가 가지지 못한 이런 일상을 가지고, 너흰 가졌으니 더 쉬려하지 말고 일해야 한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들이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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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서 귀천과 높고 낮음이 없다고 가르치는 진보적 교회.

헌데, 만약에 그 교회와 성직자단이 복음의 실천을 위한 최소한 일 외에, 일이니 서열 그리고 나이 같은 걸로 귀천과 위아래를 강조하고 나눈다면, 나는 그것만한 위선도 없다고 말할 것이다. 상호존중이 원칙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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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사진은 제주도에서 찍은 하늘 사진. 아름다운 건, 어느 곳에서 만나더라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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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3/12/03 03:38 2013/12/0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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