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는 건

꽃이 핀다는 건 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꽃이 피고 지듯이 우리네 인생도 활짝 피면 언젠가 질 때가 온다.

이렇듯 한 시대를 다스리는 이들의 이름과 위력도 필 때가 있으면 반드시 질 때가 있다.

그러니 길가에 핀 꽃을 보면서도 우리는 권력무상(勸力無常)을 알려주는 하느님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 하느님이 왜 이 땅에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 되셨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땅을 다스리는 자들은 그 속삭임은커녕, 하늘과 땅을 울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의 통곡과 분노마저도 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듣지 못하면 그들 앞에서 그 통곡과 분노에 담긴 하느님의 마음을 대언해야 할 이들마저, 커다란 건물 안에 '우리들의 하느님'을 가둬놓고 "하느님은 저 차디찬 거리에 계시지 않는다. 이 화려한 성전 안에 계시다!"고 떠들어댄다.


꽃이 핀다는 건 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길가에 핀 꽃을 마주하고도 하느님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게 '믿는 자들'이건만, 거리의 저 통곡과 분노를 보고 들으면서도 하느님을 듣지 못하니..

매일같이 부딪히는 작고 소중한 많은 것들을 통한 하느님의 속삭임을 듣지 못하는 교회는 왜 저기 저렇게 덩그러니 서 있어야 하는가.

피눈물 흘리는 '거리의 길벗들', 그 가슴에 맺혀있는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신자들'은 대체 무엇으로 신자라 불릴 수 있겠는가.


꽃이 핀다는 건 반드시 지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 꽃 한 송이 마주하고 하느님의 속삭임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는 더 이상 하느님을 아는 자가 아니리라. 하느님과 함께 가는 자가 아니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5/04/07 00:15 2015/04/07 00:15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590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476 : 477 : 478 : 479 : 480 : 481 : 482 : 483 : 484 : ... 971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13377
Today:
32
Yesterday:
68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