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출퇴근길, 길가에 핀 꽃에게 묻는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어찌 그 험한 곳에 피어 있는가. 왜 더 눈에 띄는 좋은 자리에서, 더 아름다운 모습과 좋은 향기로 치장하고 있지 않는가.

마치 그곳에 없는 것처럼, 오가는 이들에게 밟히고 눈길 한 번 받지 못하는 그대. 왜 거기에 피어 있는가.

내 어리석은 질문에 빙그레 웃으며 답한다.

당신이 내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내 이름이 없는 게 아니에요. 당신이 나를 알든 모르든, 나는 이름을 가진 존재랍니다. 그리고 여기에 피어 있기에 당신과 얘기 나눌 수 있고, 지친 당신에게 미소를 나눌 수 있는 거잖아요.

길가에 핀 꽃과의 문답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그래.. 내가 모른다고 네가 없는 게 아니지. 너는 너의 생과 네 몫의 하루를 충실하게 살고 있을 뿐이지. 그걸 누군가 알아준다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아니, 그렇게 휘둘리다가 네 몫의 하루를 잃을 수도 있겠지.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내 피곤한 하루의 무게나 의미를 몰라줘도, 나는 나일 뿐이고 내 하루의 몫은 내가 책임져야 할 뿐이지.

고마워. 너를 통한 하느님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으니, 나는 아직도 충분히 행복한 은총 입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또 하루의 은총이 채워진다. 샬롬.. 살람.. 피스.. 평화.. 나마스테~ 두 손 모아, 꾸벅..

* 덧붙임. 이 꽃의 이름은 애기똥풀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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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5/08 02:26 2015/05/0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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