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트위터 등의 SNS가 더 활발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고 많은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인터넷 공간은,

아마도 다음의 아고라(
http://agora.media.daum.net/ )와
싸이월드의 클럽(
http://club.cyworld.com/ )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주로 싸이월드 클럽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통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참여하곤 합니다.

그 중 자주 논의나 논쟁에 참여하고 글을 남기는 곳은,
복음주의 클럽(
evangelical.cyworld.com)이라고
현재 비판적 지지의 입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다른 개신교회의 성장이나 로마 가톨릭의 일사불란을 욕망하는
현재 제가 속한 성공회의 여러 움직임을 비춰 볼만하기 때문입니다.

거울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 중, 근래 개신교 보수주의 진영에서 문제 삼고 있는 N.T.라이트 주교를

'그도 복음주의자이다!'라며 옹호하는
그 클럽 일부 논객들의 입장에 대한 제 반론을 이 곳에도 옮겨 봅니다.

제가 보기엔 성공회에서
그 지점이 중도 우파정도 되는 것 같은 N.T.라이트 주교가
개신교파에선 어떻게 이해되는지
그리고 그렇게 이해된 N.T.라이트 주교가
어떻게 다시 우리 대한성공회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볼 '힌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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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라이트 주교는
한국에서 복음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을까요?

민김종훈 /  2010.02.24 / 조회: 194

복클을 비롯한 형제교파들의 자기갱신적 움직임을 무척이나 '환영'하는 한 사람으로 늘 궁금했는데,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있어서 글을 올려 봅니다.

N.T.라이트 주교의 신학에 대한 성경신학회 참관기를 읽고서 이런 질문을 했었습니다.

데.. 언제부터 N.T. 라이트 주교가 '복음주의자'이었나요???
C.S.루이스 교수도 복음주의자라더니, 이젠 N.T.라이트 주교마저..
정말 '맥락'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군요^^
배울게 있으면 노선이 달라도 그냥 배우면 되지, 왜 꼭 "그 사람, 사실은 '우리 편'이었어!" 이러죠..
그냥 노선과 입장이 달라도,
그 사람의 '이러저러한 입장은 배울 것이 많다(또는 옳다).'라고 하면 뭐 큰 문제가 생기나요^^ "  10.02.11 11:23

우매하지만 용감한 저의 질문에
구약계의 신진학자이신 성 목사님은 이렇게 답하셨죠.

라이트는 복음주의맞습니다. ㅋㅋㅋ
루이스도 중도 복음주의정도구요.....
물론 누구나 자기 시각으로 바라보긴 하지만   10.02.11 14:55

근디 평소에 '존중함'으로 대하던
성 목사님의 답글 치곤 너무 쌩뚱맞아서 다시 한 번 답을 요청해 봤습니다.

호~ 성 목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공감하고 싶으나, 기본적으로 '연옥'에 대한 입장에서 N.T.라이트 주교와 C.S.루이스 교수는 분명하게 다른 입장이지 않나요? 물론 시대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라는 점을 이해하더라도요^^
'연옥'이라는 개념과 맥락에 대해 한국 복음주의 진영이 언제부터 그리 관대했는지 아둔한 저는 잘 모르겠군요^^
그리고 최소한 제가 아는 바로는, '연옥'에 대한 입장만 가지고도 둘 중 한 명은 '한국에서' 복음주의자로 불리기 힘든 상황인 것 같은데요^^
맥락 없이 '최대주의'의 입장에서 말하기엔 쉽게 동의하기 힘들군요.
라이트 주교가 성공회 저교회주의자임에 '영국 복음주의'의 울타리 안에 드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바로 '한국이라는 맥락'에 자리 잡은 '(한국)복음주의'와 바로 '통'하는지도 모르겠고요^^  10.02.11 15:46

그런데 답을 해 주시리라 믿던 성 목사님은 해외에 나가계셔서 그런지 답이 없고
저의 의아함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복음주의자 분들께 묻습니다.

"N.T.라이트 주교는 한국에서 복음주의자로 분류될 수 있을까요?"

영국과 미국에서 공부 중이거나 했던 분들에게 여쭤봐도,

N.T.라이트 주교는 어린 시절 한 때 성공회 복음주의자이었던 적은 있어도 지금 그의 학문적 입장이나 신앙적 노선이 성공회 복음주의자로 딱 분류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건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제
가 봐도 그는 그저, '영국 성공회 중도파' 정도의 신앙 노선을 걷고 있는 신약학자일 뿐입니다. (이 말이 그의 신앙적/신학적 업적이나 영향력을 무시하는 말로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도 그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으니깐요^^;;)

N.T.라이트 주교와 마찬가지로 요
즘 한국 복음주의판에서 자주 읽히는 것으로 아는 앨리스터 맥그레스 사제야, 본인 스스로 성공회 복음주의자임을 그의 저서와 인터뷰 곳곳에서 밝히고 있으니 (제 눈에는)영국 성공회 복음주의보다 좀 더 경직되고 오른쪽으로 치우친 울타리를 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국 복음주의판에서도 그를 '우리 편'으로 분류하여 끌여들일 수 있다고 봅니다.

허나 N.T.라이트 주교는 아무래도 '오버'인 것 같습니다.

왜 꼭 그렇게 '우리편'으로 분류해야만 되나요?
그래야만 '안심'되나요??
그냥 '우리편'이 아니라도 "'배울 점'이 많으니 배우겠다"고 하면 큰 일 나나요??

어떤 분은 '성경신학회'가 '오직 성서'라는 도그마로 N.T.라이트 주교를 본다고 뭐라고 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복음주의자' 분들도 '복음주의'라는 도그마(?)로 그를 '활용'하려는 우를 범하고 계신 건 아닌가 싶거든요.
연대라는 건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에서 서로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저로선, '우리 편'이 아닌데도 꼭 '우리 편'을 만들어야 안심되는 그 '묘한 복합감정'이 꽤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자꾸 이렇게만 질문하면 성 목사님처럼 '그건 네 생각이고~(^^)'라고 하실 분들이 많을테니,
이쯤에서 한국에도 번역되어 있는 N.T.라이트 주교의 책에서 '복음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죠. (물론 여기서 언급되는 '복음주의'는 분명 '영국 성공회 복음주의'입니다. )

아, 이 글에서 '행위 구원'에 대한 그의 '간략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을테니,
복음주의자이냐 아니냐에 관심 없는 분들도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미리 밝혀두는데, 혹시라도 이 발췌부분이 저작권에 관련된다면 발췌부분은 삭제할테니 말씀해 주십시오.
요즘 하도 "그건 네 생각이고~"라는 식의 논쟁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생각은 빼고 N.T.라이트 주교의 생각이 담긴 글을 그대로 실다보니 그 부분이 염려되네요^^;; )

"개인적인 서론: 오늘날의 성지순례"


"순례에 대한 이 같은 무관심은 내가 십대 시절에 배웠고 열정적으로 흡수했던 복음주의적 가르침에 의해 강화되었다. 하나님의 임재의 실재와 열정,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놀라운 인격적 사랑, 성경 말씀의 생동력, 그리스도인의 교제와 기도의 즐거움,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고 섬기라는 부르심 등으로 이미 신앙생활은 충분했다. ‘개인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철학적인 분위기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제도적인’ 것들을, 우리를 잘못 인도하거나 쓸모없는 것이라고 쉽사리 치부하게 된다 …


실제로, ‘장소’와 건물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장소에 가거나 어떤 특정한 예식을 치르면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다고 너무나 쉽게 가정하기도 한다. 그것은 ‘행위 구원’의 또 다른 형태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것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다. 순례는 종교개혁이 제거했던 미신적 물품, 성인의 유물, 연옥, 그리고 잡다한 이교도적인 것들과 관련이 있다고들 말한다. 어떤 개신교인의 눈에 가톨릭 교인들은 우상 숭배의 죄를 범하고 있는 한편, 행위 구원을 믿는 것처럼 비쳐진다 … 또한 그들은 특정한 행동을 하고, 특정한 장소에 가고, 특별히 거룩한 곳에서 예배함으로써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얻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이는 은혜와 믿음에 대한 성경적인 교리를 완전히 훼손한다. 이러한 것들은 행위 구원을 말하는 듯 하다.


내가 십대 시절에 접했던 이런 식의 생각은 강력한 성경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되었다. 이를 위해 치러야 할 대가도 있기 했지만 말이다 … 그러나 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한다 할지라도 이런 주장에는 영국 복음주의의 어떤 다른 측면들과 마찬가지로, 마르키온주의가 뒷문으로 슬며시 들어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생각해 보면, 아무도 이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 결국, 지상의 어떤 건물이나 지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순례에 관한 노래나 춤조차, 예수와 바울이 반대했던 유대인들의 주장, 바로 행위 구원을 수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고의 권위에 의해 확증된(그렇게 보였던) 나의 편견은 그대로 지속되었다. 나에게 있어 순례는 교황의 반지에 입을 맞추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 내가 복음주의의 치명적인 약점인 다양한 형태의 이원론에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 전체가 성례전적인 특질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으로 전환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개신교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선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 그러나 가톨릭(로마 가톨릭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종파들도 포함되는데)은 창조 세계를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창조 세계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기를 권장할 뿐이다 …
유물 숭배 의식도, (적어도 내가 볼 때는) 완전히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그 사람의 실제적인 삶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라는 관점에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지금까지 내가 정리한 유일한 대답은, 어떤 장소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추구하고 씨름했다면 그 기억은 그곳에 그대로 남아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
그날 내가 발견하고 이후 9년 동안 내게 남아 있었던 것은, 지나치게 이성만을 강조하지 않는 사람들이 언제가 귀하게 여겨왔고, 이원론적인 것과 거리를 두는 신학자들이 언제나 받아들였던 것이다. 바로 장소와 건물이 기억과 능력과 소망을 전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N.T.라이트 지음, 강선규 옮김, 『내 주님 걸으신 그 길 The Way of the Lord』, 살림출판사, 12~19쪽



아, 여기서 혹시라도  N.T.라이트 주교가 '순례'라는 행위만으로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일부 종교인들과 같은 입장이냐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말씀드립니다.


그는 그 서론의 끝에서 3가지 정도로 '경고'합니다.


"첫째, 성지에 가는 것은 어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이 아니다. 둘째, 성지순례는 언제나 상업화의 심연 위에 매달려 있는 줄을 타는 것과 같다. 셋째, 그리스도교는 본질적으로 어느 지역에 얽매인 종교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N.T.라이트 주교의 생각은 성공회에서 중도적인 신앙 노선을 견지하는 분들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좌로 급진적이지도 우로 지나치게 보수적이지도 않은.


말 그대로 하느님에 의한 창조 질서의 선함을 분명히 인식하기에

 '창조 세계(물질 세계)'의 성례전적인 특질을 받아들이고 그에 근거해 세상과의 동행과 참여를 유추해내는,

영국 성공회 안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입장'으로 그의 생각을 밝힙니다.


(외경에 대한 그의 생각도

정경에 관한 일반적인 복음주의자들의 생각과 다르게 성공회 교인으로서의 입장에 충실합니다.

(IVP에서 번역되어 나온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여행』, 270-271쪽 같은 곳을 보십시오^^)


그런데 이런 N.T.라이트 주교도

C.S.루이스 교수처럼 '연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에 대해선 반대에 가까운 다른 입장을 갖습니다.


그렇다면 N.T.라이트 주교는 최소한 '연옥'과 '죽음 이후' 문제에 대해서 C.S.루이스 교수와 대척점에 서 있는데,

'연옥'과 '죽음 이후' 문제에 꽤 민감한 한국 복음주의판에서 둘 다 '우리 편'이라고 우기는 건 뭔가 이상해 보입니다.


사실 성공회의 일반적인 입장에서 '연옥'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모호한 입장'이거든요^^

(아, 성공회 39개조에서는 분명히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논쟁은 또 조금 달라지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선 여러분들의 답을 듣고 다시 논의를 이어가 보죠.


그럼 두서 없는 저의 글에 대한

복음주의자 분들의 좋은 조언과 가르침을 기다리겠습니다. 두 손 모아, 주님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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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
아직도 외국(캐나다)입니다.
한국 일부 편협한 복음주의가 세계사적 문맥에서 그 복음주의는 아니구요. 제가 그렇게 거두절미하게 댓글을 단게....쌩뚱 맞는 것인가요? ㅋㅋㅋㅋ 생뚱맞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긴건 긴거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10.02.24 14:27


민김종훈:
N.T.라이트 주교가 1999년에 SPCK에서 낸 이 책을 시작하는 서론에서도, 본인 스스로 '복음주의'와 '구분'되는 지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잖아요^^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세계사적 문맥에서 그 복음주의'는 그 '성공회 복음주의'와도 다른건가요?????

근데.. 목사님이 말하는 '그 복음주의'가 '좋은 건 다 복음주의'는 아니겠죠^^   10.02.24 14:32


민김종훈:
참, 말씀하시는 김에 'C.S.루이스 교수'를 '중도 복음주의'로 분류하신 그 '근거'도 언급해 주시죠^^   10.02.24 14:36

 
취***:
민김종훈님은 무슨 주의이신지요??   10.02.24 20:27

 
민김종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와 한국이라는 맥락에서 예수와 그 제자들이 걸어간 길을 오늘날의 이야기로 잘 따라가보자는 '주의'요.
그러다보니 N.T.라이트 주교의 말처럼 창조 세계 안에 "하늘과 땅이 중첩되는' 부분에 대해 특히 많은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그 가운데 장로교인에서 오순절교파 교인으로, 다시 오순절교파 교인에서 지금은 성공회 교인으로 살고 있군요. 근데 이것도 '주의'가 되나요?

그런데.. 제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이런 '고백'이 필요하신건가요??   10.02.25 00:35

 
김**:
님이 이야기하는 한국복음주의가 무엇인지 부터 알아야 쉬울 것 같네요.
님이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려고 한다고 하신 한국복음주의에 대한 반감은 복음주의보다는 정치적 보수주의에 가깝지 않나싶네요.
여기 계신 분들도 복음주의라고 말하지만 무슨 복음주의인지는 분명치 않죠. 분명히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겠죠. 정치적으로 진보면서 복음주의일 수 있고 반대로 정치적 보수면서 복음주의일수도 있고요.
혹은 성적 정체성 진보면서 복음주의일수도 있고요.
복음주의와 정치사회노선고의 애매함이 혹은 한국적 혼동이 복음주의자 라이트 혹은 중도 루이스라는 말에 불편하신게 아닐까요?
취***님에 대해 답변하신 본인의 주의 역시 복잡하네요
여기 계신 분들 거의 다 복잡하실걸요?    10.02.25 03:20


민김종훈:
제가 말하는 '한국의 복음주의'라.. 죄송한데, 솔직히 지금 여기서 왜 그게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왜 꼭 그렇게 '우리편'으로 분류해야만 되나요?
 그래야만 '안심'되나요??
 그냥 '우리편'이 아니라도 "'배울 점'이 많으니 배우겠다"고 하면 큰 일 나나요??"

제 질문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중도 보수적인 신약학자 N.T.라이트 주교에게 배울 것이 있으면 '그냥' 배우면 되지,
그를 '복음주의자'라는 '주의'로 포장하거나 '편을 만들어' 배울 필요는 없다는 거죠.

이런 점에선 **님이나 제가 말하는게 비슷한 것 같은데요.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렇습니다.

N.T.라이트 주교도 자신의 정체성이
꽤 많은 전통과의 만남을 통해 '형성'되었고 지금도 되어가고 있음을 종종 밝힙니다.

그런데 꼭 그 중에서 '복음주의'라는 경계 안에 잡히는 것만 배울건가요?

아니라면,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전통과 흐름을 통해 '배우려 한다면'
"그도 '복음주의'였어!"라고 한 번 거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만나고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덧붙임) 제가 N.T.라이트 '주교'라고 붙이는 건 그가 '교회 공동체'라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그의 신앙적/신학적 노선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불편한 분들이 있을까봐;;   10.02.25 09:31

 
양희송: (이 분은 공개된 클럽장이라 실명 그대로 옮겨 옵니다^^)
제가 간단히 정리해드리지요.

톰 라이트는 복음주의자들이 '좋아하는' 신약학자입니다. 그 자신은 복음주의자를 자처하지는 않지만, 친화성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지점쯤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S. 루이스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복음주의자로 분류되기를 거부합니다. 루이스가 제일 싫어한 것이 미국사람과 아이들이라고 하는데, 지금 루이스의 광팬들은 미국인과 아이들이지요.

전 좀 괜찮아 보인다 싶은 사람은 '복음주의자'로 찍어서 우리편이다고 하는 것은 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복음주의자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맞는거죠. 자신이 스스로 '복음주의자'라고 표명하지 않는 한 말이죠.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루이스가 그렇고, 헨리 나우웬도 그렇고요. 선교학자 데이빗 보쉬나 레슬리 뉴비긴은 에큐메니칼권의 대표적 운동가이자 신학자이구요. 이들은 아마 의식적으로 자기 당대의 '복음주의'와는 심정적 거리감을 두었던 인물입니다.

자신들이 환영받고, 널리 읽힌다는 것은 반겼겠지만 그 정체성을 '복음주의'라고 천명하고 싶지는 않았던 이들이죠. 다만, 후대의 복음주의자들이 그들을 반겼고,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 복음주의 진영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일뿐이죠.   10.02.25 17:47


양희송 :
다시 이 글의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면, "톰 라이트 주교는 한국에서 복음주의자로 분류될 수있을까?"는 당사자가 딱히 원치 않는 이상 '복음주의자'란 꼬리표를 우리가 선사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구요.

다만,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선호할 신학자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싶습니다. 루이스도 마찬가지구요. 전 그들의 정체성을 '성공회 중도파'로 인식하자는 것은 성공회 내부에서는 적절하겠으나, 그들의 영향력을 외부인들이 그런 방식으로 온전히 포착할 수있을까 싶습니다. 연옥 혹은 죽음이후에 대한 논의는 영국 복음주의권에서는(성공회가 아니라) 공론화되어 있어서 입장차이가 있다는 것이 결정적 흠결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톰 라이트의 논의가 갖는 비중 때문에 당분간 '톰 라이트가 원래 우리편인거 맞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텐데요. 질문을 뒤집으면 '톰 라이트가 우리편이 못될 이유는 뭔데?'라고 할 수 있잖아요? 두 질문이 같은 것 같지만, 다릅니다. 입증책임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인데... 전 후자의 질문이 낫다고 봅니다.   10.02.25 17:54


민김종훈:
그렇군요. 저는 희송님이 첫 번째 답글에서 정리하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또한 N.T.라이트 주교가 한국의 복음주의자들'도' 선호하고 배울만한 점이 꽤 많은 신학자라고도 봅니다.

그리고 그의 입장이 '성공회에선 중도파'에 가깝다는 건
'정보 공유'차원에서 밝힌 것이지 다른 지향을 가진 형제자매 교파에 속한 분들도 '꼭' 그렇게 인식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스도교 안에서 다른 전통에 속한 그들이, 그 속에서 어떤 지점에서 신앙과 신학을 고민하는지 정도의 정보 공유일 수 있겠죠.)

또한, '연옥'이나 '죽음 이후'의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리스도교의 다른 전통에 속한 이들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여 지평을 넓히는 과정이,
이 땅에서 복음주의를 지향하는 여러분에게도 함께 하기를 고대하는 의미에서 공유하고자 한 겁니다.

나중에 '극보수'적인 분들이 '연옥'이니 '죽음 이후'에 관한 민감한 문제를 끌여들여서
그들을 비난하더라도 "어, 우리편 아니었네."라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맘으로요^^;;

아, 더불어 입장을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0.02.25 18:05


민김종훈:
'정보 공유'라는 말이 오해될 수 있어서, 좀 더 첨언해 봅니다.

한국에 수많은 그리스도교 교파가 있지만
자타칭 사람들이 '장자 교단'이라고 칭하는건 주로 '(보수적인) 장로교파'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다른 교파의 멤버들도 알게 모르게 그 장로교파를 '(암묵적인) 기준'으로 삼고 다양한 영향을 받습니다.
(그건 제가 소속된 대한성공회도 마찬가지더군요^^)

그런데 재밌기도 하고 당연한 면도 있겠지만,
주류 교회(mainline church)인 장로교파에 소속된 많은 신학자들이나 사목자들이 입장을 표하거나 글이나 책을 쓸 때

그 교파의 신앙/신학적 전통에 있지 않은 사람들을 우선시하며 글을 쓰기 보단
먼저 (보수적인) 개혁주의 신앙/신학 전통의 독자나 청자들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이건 주류 교회(mainline church)에 속한 사람으로서의 장점이자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자신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거죠.

제가 C.S.루이스 교수나 N.T.라이트 주교가 '성공회에선 이러저러하다'라고 말씀드린 건,
그들도 영국에서 주류 교회에 속한 사람으로서 위에서 제가 말씀드린 한계를 가지고 글이나 책을 쓴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특별히 청자나 독자를 지정한 것을 제외하고)

그들 글이나 책의 대부분 1차적인 청자나 독자는 영미권에서 주류 교회에 소속된 성공회 교인들이고,
2차적으로 그 전통을 이해하고 있거나 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 주류 전통에 대해 경험할 수 있는 형제자매 교파의 교인들이란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어떤 이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걸 알아두고,
그들이 그런 이들에게 무엇을 전하려 하는지를 이해하는 건 그들의 글이나 책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여 언급한 것입니다.    10.02.25 23:34


이** :
1. 복음주의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톰 라이트나 C,S, 루이스는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일까요?
2. 반대로 복음주의가 얼마나 형편 없길래 그들이 속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1의 경우는 자부심이 강한 근본주의적 복음주의자들의 생각인 것 같구요, 2의 경우는 복음주의를 곧 근본주의로 이해하는 복음주의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복음주의는 생각보다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그래서 존 스토트는 극단적으로 성부 성자 성령을 의지하는 것을 복음주의라고 보기도 합니다(복음주의의 기본진리). 그가 생각하는 복음주의가 아닌 것은, 가령 존 로빈슨 감독과 같이 이제 인간이 성숙했으므로 하나님의 구원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세속 신학류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카톨릭 신자도 자유주의자도 계시의 주이신 성부 하나님, 구원의 주이신 성자 예수님,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시는 성령님 안에서, 누구나 복음주의자가 된다는 것이지요(근본주의적 복음주의자들이 펄펄 뛰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톰 라이트도 C,S, 루이스도 당연히 복음주의자입니다. 그들이 연옥을 어떻게 보느냐, 죽음 이후의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존 스토트의 말대로 ‘아디아포라’(본질이 아닌 부수적인 문제)에 속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들이 자신에게 복음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굳이 Evangelist가 아닌, evangelist 정도로 은근히 불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10.02.26 01:34


민김종훈:
죄송하지만, 말 그대로 그들에 대한 '존중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생각 같군요.
그들 스스로가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거절'하는 꼬리표를 억지로라도 붙여서 "봐, 복음주의는 이렇게 넓고 포용적이잖아."라고 말하시고 싶은 것처럼 느껴지는군요.

님께서는 위의 두 가지 경우 수를 말씀하셨는데, 저는 세 번째 것을 말해 보겠습니다.
"대체 복음주의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들이 '꼭' 복음주의자이어야만 하나요?"

복음주의라는 지점에서도 그들에게 배울 것이 있는데도 '복음주의'에 투항할 의도가 없으니 배우지 말자 또는 배우더라도 매우 경계하자는 태도나,
그들 스스로 복음주의와 거리를 두는데도 은근히라도 복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서 우리 편으로 만들어 두자는 태도나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군요.

나와 다른 지향를 가지고 있기에
내가 가진 틀 안에 다 들어오지 않아도 그 다름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다른 것은 그저 다른 것대로 배우는 '겸손함'이 우리에게 이토록 힘든 건가요?   10.02.26 01:58


차**:
뭐 라이트 당신이 고사한다면야 굳이 복음주의자라는 이름표를 드릴 필요는 없겠죠. 복음주의라는 울타리 세우기도 쉽지 않고. 이럴 바에야, 차라리 '복음주의'란 말 쓰지 말자던 데이튼의 말이 생각나네요.   10.02.26 02:12


이**: 
민김종훈님, 저는 복음주의의 우월성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무슨 대단한 울타리 치기도 아니고, 존 스토트의 말처럼 삼위일체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다 복음주의자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주의라는 말이 귀에 거슬리면 그냥 삼위일체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 여기서도 삼위일체 신학이 거슬린다면 그냥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을 의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겁니다.

저는 복음주의로 세상을 모든 신학을 재단하고 싶은 생각도 없거니와, 복음주의가 아니면 배울 것도 없다는 교만한 생각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부디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복음주의 우파로 갈수록 자부심과 함께 복음주의의 독특한 정체성을 대단히 중요시여기겠지만, 반대편으로 갈수록 헛된 자부심이나 분파적 정체성보다는 에큐메니칼(하나됨)을 중요시 여깁니다. 굳이 복음주의라는 말을 써서 분란을 일으킬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소극적으로 대문자 Evangelical이 아닌, 소문자 evangelical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톰 라이트를 복음주의자로 본다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계시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성령님의 하나 되게 하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제가 알기로 톰 라이트는 오히려 이를 깊이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제 입장은 억지로 그에게 복음주의라는 굴레를 씌워서 굴욕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주의가 보다 폭을 넓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번 성경신학회에 대해 제가 비판한 것도 톰 라이트 신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옹졸한 복음주의가 되지 말자는 데 있지, 톰에게 억지로 복음주의 타이틀을 수여하자는 데 있는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최근 톰 라이트를 무슨 괴물처럼 여기는 복음주의자들이 다수 생겨날 소지가 다분합니다. 그들에게 “염려마시라 알고 보면 톰 라이트도 당신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것을 믿고 말하는 사람이다” 라는 의미에서 그를 복음주의자로 보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일이 민김종훈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할 따름입니다.   10.02.26 10:13
 

민김종훈 :
**님께) 그렇군요. **님의 '입장'은 수긍되는 측면이 많다고 봅니다.

다만 핵심적인 지향이
'복음주의'라는 울타리 바깥에 있는 전통에 기대어 신앙/신학적 길을 걷는 사람이 보기엔,

배울 점이 있는 전통과 신학을 말함에도 꼬리표 안단다고 '괴물' 취급하는 분들이나
그 꼬리표와 다른 전통과 신학 노선에 있음을 말하는데도
그들을 '보호'하겠다며 억지로 꼬리표를 다는 분들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하나 확실히 느껴지는게 있다면, '(교회)정치적 입장의 차이'는 느껴집니다.

일종의 노선 투쟁에서 '온건이냐 강경이냐'라고나 할까요.

뭐, 제가 N.T.라이트 주교가 한국 복음주의자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냐 같냐는 것을
'인증'할 필요도 그럴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니 제 '심기'를 건드렸다고 죄송해 하실 건 없습니다.

저도 N.T.라이트 주교의 신앙/신학적 입장에 많은 빚을 진 한 사람에 불과하니깐요.
더군다나 저는 그의 '성공회 내 (교회)정치적 입장'에 대해선 나름 불편해하고 있는 편이고요^^
(그의 중도적 입장이 때론 동성애를 박멸대상으로 여기는
성공회 우파 '(교황적인 태도의) 일부 주교들'과 묘하게 얽히기도 하거든요.)

다만 저는 복음주의에서 '(왼쪽에 계신) 온건한 노선'의 분들이라면
좀 더 '정직함'이 필요한 것 아닌가 때문에 조금 불편함을 느꼈던 것 뿐이니깐요.

큰 틀에서 '서로 배우자'는 입장에는 저도 일치함을 말씀드립니다.   10.02.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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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0/02/27 01:25 2010/02/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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