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네님으로 상징되는 한국 보수들의 '아젠다 설정'이 2014년에도 많은 사람들한테 먹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비정상의 정상화.'

일단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를 '가진 사람' 기준과 '왜곡된 과거 규범'을 기준으로 나눈다는 점과, 그 '바로 잡음'의 과정을 '(진짜) 실질적 토론과 협의' 그리고 '외압없는 공정한 집행'이 아닌 딱 정반대로 한다는 점만 빼놓고 말이다 =.,=;;;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보수나 진보나 할 것 없이, '비정상적 행태와 이야기'들이 너무 당연하게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인 것처럼 벌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건 아예 틀린 설정은 아닌 듯 싶다.

아, 다만 '왜곡된 문제 의식과 의제 설정'은 차라리 안하는 게 훨씬 낫다는 함정도 빼고... (헌데, 지금까지 지적한 거 빼면, 그네님의 '비정상의 정상화'에서 대체 뭐가 남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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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좋은(?) 보수는 왜곡되거나 가진 자 중심이 아닌, 사회를 보호하는 '과거 규범'을 안정적으로 오늘에 맞춰 새로이 적용해 가는 이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정도의 자기 개혁과 갱신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가 경험한 나쁜(?) 진보는 '범주화'에는 민감하면서, 실제 작동이나 '심지어' 미시적이고 일상적 권력 관계에서는 무능하거나 일방적 행태를 보였다. 무엇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거나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책임질 지 의논하거나 원인'만' 찾다가 흐지부지하곤 했다.

주류라는 이들의 아젠다 설정 근거와 기준에는 분명히 반대하나, '지금 이 모습 그대로'나 그보다 더 나쁜 '나쁜 보수'를 '나쁜 진보'로 바꾸자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결국 '이해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협의'에 바탕한 '기준' 그리고 '가장 연약한 이의 입장'을 고려한 '유연한 적용'이 '좋은 진보'로 살아남는 길이란 생각.

헌데 이를 위해선 '나쁜 보수나 진보'보다 더 많은 노동력과 에너지가 든다. 문제는 보통 '좋은 진보'이고자하는 이들이나 그룹에는 이런 노동력과 에너지가 거의 없다는 거다. 뭐, 지금까지 세상이 '나쁜 보수' 중심으로 돌아갔으니 당연한 얘기. 그들은 자신들의 강적이 될 이들에게 그런 '기회'를 줄 리가 없다.

그래서 주변에서 가끔 만나는 '좋은 진보'라는 이들이 길을 알지만 가지 못하다가 양쪽으로부터 손가락질 받거나 무너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무능하다, 이상만 쫓는다, 그 얘기대로 살기 위한 희생이 가진 자들이 요구하는 희생과 뭐가 다르냐 등등.

그런 면에서 모든 관계에서 '권력 관계'가 형성된다는 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권력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는 것도. 결국 그 권력을 잘 사용하도록 훈련받은 이들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서 그가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다른 과정과 결과가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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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짧은 사색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건 '좋은 진보'들이 웅크려 견딜 수 있는 '진지'를 파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아, 나는 저기 저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임하는 하느님 나라는 '좋은 진보'와 비판적으로 협업할 때에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본다. '하느님 나라 = 좋은 진보'일 수는 없으나, '하느님 나라 > 좋은 진보'는 가능한 설정이라고 본다. 이것이 '그리스도교 사회주의자'들의 갈망이자 꿈이었기 때문이며, 나 또한 그렇게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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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4/02 01:54 2014/04/0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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