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과 이주노동자

굶주림에 허덕이는 이들에게
주여, 희망으로 오소서.

세계의 난민들과
전쟁과 독재로 포로된 자들에게
주여, 희망으로 오소서.

착취당하는 모든 이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자들과
일자리가 없는 모든 이들에게
주여, 희망으로 오소서.

- 월요일, 창조의 날. 한낮이나 퇴근 전: 머무는 기도.
<켈틱매일기도> 43-44쪽.


----------

어제 길찾는교회의 1박 2일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이주노동자들의 시위 행렬을 볼 수 있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법 체류(?)를 막는다는 희한한 명분을 내세워, 퇴직 후 3일 안에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을 출국 후 14일 이내로 바꾼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진보 언론이 전해준 정보에 의하면 근로기준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 제도.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노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제도가, 작년 9월에 재석 국회의원 231명 중 227명의 찬성과 4명의 기권으로 일사천리로 통과되고 돌아오는 7월부터 시행된단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심지어 더 나빠지는 대한민국.

성서는 전통적으로 나그네를 손님으로 맞이하는 일을 소중하게 여겨 왔다. 성서는 '과부, 고아, 나그네'는 공동체의 특별한 배려와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은 유대교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에도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서 오늘날 일부 그리스도교가 사회복지와 사회선교 영역에서 좀 더 전문화된 섬김을 행하는 데 중요한 신학적 기초가 되었다.

그런데 2014년 이 땅의 교회는 '과부, 고아, 나그네'가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우선시하고 있는가? 소외와 배제를 받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하고 편들고 있는가?

지난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World Refugee Day)이었다. 성공회 <켈틱 매일 기도서>에서는 난민과 노동자를 위해 반복적으로 기도한다. 반복적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기억'하고 '연대'하겠다는 다짐이다. 기억하고 연대한다는 것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하겠다는 거다.

'난민'이라는 존재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성서가 들려주는 아기 예수를 임신한 마리아와 요셉의 이집트 피난 이야기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 '이주노동자'가 마치 이등 인간처럼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다른 나라에서 생계를 해결하며 선교를 했던 수많은 초기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난민'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는가는, 성서와 그리스도교 정신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문제에 대해 주님이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심을 잊지 않아야 한다. 세상이 '보잘것없는 자' 취급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의 문제는, 바로 우리가 주님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인이라면, 천국과 지옥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그 관계와 나의 태도, 그리고 내 심장의 결정에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40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 45 그러면 임금은 '똑똑히 들어라.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마태오의 복음서 25:40-45, 공동번역 개정판)


----------

목자들이 찾아 온 그리스도여,
이 땅에서 일하는 모든 자들에게 힘을 주소서.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받은 그리스도여,
모든 위정자들과 정책들을 옳은 길로 이끄소서.

이집트로 피난했던 그리스도여,
모든 난민들을 위로하소서.

오 주여, 우리에게 귀 기울이소서.
인자하신 주여, 우리에게 귀 기울이소서.

- 화요일, 성육신의 날. 눈을 뜨고: 시작하는 기도.
<켈틱매일기도> 57쪽.


* 덧붙임: 그리스도인이라면, 난민에 대한 위키 정도의 정보라도 알고 있다면 참 좋겠슴다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4/06/23 17:06 2014/06/23 17:06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447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613 : 614 : 615 : 616 : 617 : 618 : 619 : 620 : 621 : ... 978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18311
Today:
103
Yesterday:
73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