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 흔히 '천당에 가는 것'과 연관돼 쓰이므로, 우선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점부터 바로잡아야겠다. 성서에서 구원은 내세와 거의 관련이 없다 ...

신약성서에서 구원이 간혹 내세와 관련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구원받은'과 '구원자' 역시 그 주된 의미는 우리가 천당에 갈 수 있도록 죄에서 구제되는 것에 관한 게 아니다. 신구약 모두에서 구원의 주요한 의미는 현재 통용되는 의미와는 사뭇 다르다 ...

원은 개인적인 것이다. 하지만 성서에서 구원은 일관되게 집단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가 공동체, 사회, 국가 속에서 어떻게 함께 사는지를 포괄한다. 다시 말해 구원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성질에 관한 것이다.

구원이란 말의 폭넓은 의미에서 볼 때 성서에서 구원은 개인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다. '정치'라는 말은 정파주의, 부정, 비리 의혹, 사리사욕 등으로 축소된 현대적 의미에서 구원될 필요가 있다 ... 그러므로 정치는 사회와 국가, 세계 그 자체의 형태와 형성에 대한 것이다. 인간이 이뤄낸 세상은 어떠해야 하는가?

..... 복음주의자를 만난 성공회 사제 이야기를 해주었다.

"당신은 구원받았나요?" 복음주의자가 물었다.

성공회 사제가 대답했다. "그건 '구원받다'라는 말의 의미에 따라 다르지요. 당신은 과거 시제로 내가 구원받았는지 물어본 것인가요, 아니면 현재 시제나 미래 시제로 물어본 것인가요?

만약 '하느님이 당신을 구원하시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이미 행하셨나요?'라는 의미로 물어본 것이라면, 내 대답은 '물론 그렇습니다'입니다.

만약 현재 하느님과 구원받은 관계를 맺고 살고 있나요?'라는 의미로 물어본 것이라면, 역시 나의 대답은 '그렇습니다'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당신이 변화될 수 있는 모습을 온전히 갖추었나요?'라는 의미로 물어본 것이라면, 내 대답은 '당연히 아닙니다'입니다."

마커스 J. 보그 지음, 김태현 옮김,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왜 신앙의 언어는 그 힘을 잃었는가?』 48-68쪽 가운데.
원서 Speaking Christian:
Why Christian Words Have Lost Their Meaning and Power - And How They Can Be Resto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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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부터 진행하던 작업이, 제 손에서 김병준( Benedict Kim ) 부제님의 손을 거쳐 드디어 마무리되어 나왔습니다.

이틀 전에 소개해 드린 『이블린 언더힐과 함께 하는 대림절 묵상』과 함께, 임프린트 출판사인 '비아 VIA (길)'에서 정식 출판되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그 풍성한 이야기를 맛보고 싶은 분들.

하느님은 편협한 분이 아닌 것 같은데, 하느님을 편협하고 속 좁은 분으로 만드는 많은 교회와 신학자 그리고 신자들에게 "다른 답도 있잖아!!!"라고 말해주고 싶은 분들.

내가 만난 '크신 하느님'을 어렵지 않은 말로 벗들과 나누기엔, 보수적인 대다수 한국 교회의 틀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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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정식 출판되기를 온 맘으로 바라고 진행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길찾는교회 식구들이었습니다.

'길벗들과 젊은 신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소개하면서, 어렵지 않게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한 책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며 시작한 작업이죠.


드디어 그런 책이 나왔습니다.


제가 몸 담은 성공회는 교리로 설명되는 교회가 아닌,

함께 예배드리고 삶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사목적 질문과 답으로 설명되는 교회입니다.

성공회는 성공회의 독특함을 통해 보편적인 그리스도교로 안내하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성공회 교회와 신자 그리고 학자 가운데, 성공회가 가진 독특한 이야기로 보편적인 그리스도교 신앙을 멋들어지고 가슴에 와닿게 설명하며 살아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N.T.라이트 주교, 앨리스터 맥그래스 신부, 크리스토퍼 라이트 신부, 학자이자 평신도 신학자인 이블린 언더힐, C.S.루이스, 여성 사제인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로렌 위너 등.


그 가운데 개신교 복음주의권에서 많이 소개한 N.T.라이트 주교가 성공회-복음주의자로서 약간 중도 우파(?) 정도의 입장이라면, 그와 학문적인 대화 상대이기도 한 마커스 J. 보그는 중도 좌파 정도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N.T.라이트 주교 정도의 온건한 이야기도 버거운 분들은, 마커스 J. 보그의 이야기는 아예 가까이 하기 싫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용기를 내어 집어 들고 펼쳐 읽어 보십시오.

무릎을 치고 가슴이 시원해지며 미묘하게 떨리는 영혼의 공명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왜 제가 마커스 J. 보그를 '교회의 신학자'라고도 부르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

마커스 J. 보그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여기.
http://liturgy.skhcafe.org/topic.php?id=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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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13,000원. 조만간 온오프 서점에서도 구입 가능하답니다.

제가 일하는 성공회 교육훈련국으로 주문하시면 아마 할.. ㅎㅎㅎ

02)739-4992, edutrain@hanmail.net


주낙현 신부님과 얘기나누고 격려 받으며 시작하고 진행했던 일. 김태현이라는 좋은 역자를 만나 가능했던 일. 김홍일 교육훈련국장 신부님과 김병준 부제님이라는 좋은 동료가 있어서 마무리 지을 수 있던 일.

무엇보다 Keyong Moon Kim 신부님의 결단으로 정식 출판이라는 빛을 볼 수 있게 된 일.


그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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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3/11/25 02:30 2013/11/2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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