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주여..

터덜터덜 하루가 마무리되어 간다.

하루의 숙직 후에 학교에서 반나절, 다시 대학로교회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이제 집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선다.

다시 내일도 숙직.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나를 얻기 위해선 하나를 잃어야 할 때가 많다. 길찾는교회의 사제라는 이름으로 살기 위해 내어 놓아야 할 것들이 있다.

이런 나 때문에 함께 고생하거나 맘 아파하는 이들도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더욱 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자캐오, 너는 누구니? 지금 왜 그것을 잃고 이것을 얻고자 하니?'

길찾는교회 식구들과 동행할 수 있는 시간을 얻기 위해 내어놓는 것들이 내 한계를 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나 뿐만 아니라, 길찾는교회 식구 가운데 그 누구라도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계단마다 식구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고 기도한다.

길찾는교회 식구들의 재정과 건강을 위해, 정말 맘 깊이 '기복적'으로 기도한다. 더불어 내 건강을 지켜달라고, 그것을 위해 내가 뭔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마지막 계단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입을 뗀다.


간절히 기도하오니, 우리에게 가장 유익한 대로 이뤄주소서..

그러니,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편들어 주시는 당신을 편들며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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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9/16 22:01 2015/09/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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