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 그것은 넘어서는 것.”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계명’이 유대인들을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당신을 따르는 우리가 ‘당신의 계명’을 지키면, 유대인들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듯이 우리도 당신의 사랑 안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당신의 계명’은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것이라고 하셨다.

유대인들에게 ‘야훼의 계명’이 그러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과 그 믿음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게 하는 ‘성령의 임재로 맛보는 은혜’가 그러했다. 하느님의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는 ‘사랑 안에 머물 수 있게 하는 힘이자 증언자’이었다.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는,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흔들리는 연약한 ‘하느님의 사람들’을 ‘돕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었다. 우리를 하느님과 동행하도록 돕는 힘이자 증언자인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가 ‘주인’이 되어 버렸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하느님과 동행하는 하느님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가능하고 확인하게 하는 ‘과정’일 뿐이다. 헌데, ‘결과’이자 '목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느새 우리는,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는, 서로를 사랑하는 힘이자 증언자이며 돕는 존재가 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가장 명확하게 증언된다. 그분이 보여주신 최고의 사랑. 신과 인간 사이에 있는,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간극’을 넘어서는 것. ‘완벽’하고 ‘안전’한 신을 넘어, ‘불완전한 존재'이자 ‘필요의 관계’로 나아온 성육신. 그 넘어섬. ‘목숨을 내어주는 사랑의 길’을 우리 앞에 열어 놓으셨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이제 너희는 과거처럼 아무 것도 모른 채, 맹목적으로 과정을 결과이자 목적으로 착각하며 사는 ‘종’이 아니다. 나를 따라 불가능할 것 같은 간극을 넘어서는, 사랑의 길을 걷는 ‘벗’이다. 그러니 너를 넘어서라. 네가 결과이자 목적으로 알고 있던 그 모든 것.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임재로 맛보는 은혜는 다시 과정이자 디딤돌로 되돌려 놓아라.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 안에 ‘머물러 있는 것’ 자체에 애쓰느라, 사랑의 의미와 사랑하는 방법을 잊고 있는 우리.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잘못 적용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넘어서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벗이신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랑의 길’을 걷기 위해, 가장 불가능해 보이는 간극을 넘어서라는 것이다.

계명, 믿음 그리고 성령의 은혜 뒤에 숨어서, 모든 책임은 그것들에게 미루며 살아가는 ‘종’으로 사는데 만족하는 우리. 그 ‘종으로 살려는 우리’를 뛰어 넘어,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이자 ‘하느님의 벗’으로 살라는 것이다. 사랑의 주체이자, 불완전한 존재이며 필요의 관계를 마주하는 벗으로 살라는 것이다.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이 그렇게 마주하며 살았듯이 말이다.

그런데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사는 데 ‘늘’ 성공했을까? 그렇게 항상 마주하기에 성공하는 삶이 성서가 우리에게 전해주고픈 ‘답’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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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5월 10일, 부활 6주일.

* 1독서, 사도 10:44-48 / 2독서, 1요한 5:1-6 / 복음, 요한 1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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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5/11 00:46 2015/05/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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