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놓아 노래하리라

가장 두려운 것은.. 가장 힘겨운 것은.. 가장 잔인한 것은..

이렇게 억울한 이들의 가족들마저 떠나는데..

외로이 싸우던 파업 노동자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데..

그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내 일상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억울한 넋들을 달래는 진혼곡이 가득한 오월.

그 오월이 시작하자마자 들려오는 저들의 영악함과 우리들의 무력함, 그리고 그런 것들과 무관하게 흘러가는 내 일상 앞에서 점점 더 말을 잃어 갔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광주의 오월, 그 땅과 하늘을 울린 억울한 죽음들. 그 죽음들을 가슴에 묻고 지금까지도 싸우고 있는 '남은 이들'.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데.. 역사는 우리를 비웃듯이 다시 묻는다.

너는 남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고.

이 따위 세상에서 네가 남은 이들이 되지 말란 법이 있냐고.

다시 삽을 들고 땅을 다져야 하겠다. 진지를 더 깊이 파고, 진지와 진지를 이어야 하겠다. 우리 가운데 이뤄져가는 하느님 나라를 고백하는 이들이 만들 수 있는, 깊고도 단단하며 질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진지를 다져야 하겠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저들이 두려워할 때까지 싸움을 이어가야 하겠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별로 달라지지 않는, 내 일상의 저 깊은 곳에서 상처입고 있는 내가 치유될 때까지 싸워야 하겠다.

억울한 넋들을 달래는 진혼곡이 가득한 오월. 또 한 분의 억울한 죽음을 위하여, 술 한 잔 마시고 목 놓아 노래하리라. 오월의 진혼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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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5/09 01:33 2015/05/0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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