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분담

가끔 '편들기'가 필요한 여러 현장에서 초지일관 함께 할 수 있는 천주교 신부님들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마땅히 종교가 가야할 길을 묵묵하게 걷는 몇몇 분들.

대부분의 성공회 신부들은 가정이 있기도 하지만, 일정한 생존 문제도 짊어지고 있기에, 언제나 함께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편들기가 필요한 현장에 참여할 때에도, 개인 자격으로 할 수 있을 만큼만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요즘은 '역할 분담'이란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자기 합리화'라고 비웃을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상과 싸움의 현장, 양쪽 모두의 무게를 일반인들과 비슷하게나마 느낄 수 있는 '사제'는 성공회 사제들일 가능성이 많다.

늘 혼자가 아니고, 싸움을 함께하는 동안 생존의 무게도 대부분 혼자 감당하며, 싸움의 현장에서는 '직무 사제라는 상징과 무게'도 그대로 받아 안아야 하니, 그 무게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걸 자주 목격한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얼마나 자주 비겁하고 연약하며 무력한지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지 않던가.

하나의 큰 교회가 지켜주기에 일관성과 집중력을 보일 수 있는 천주교 사제들의 역할이 있을 거다. 그에 비해, 작고 연약한 교회의 성공회 사제가 감당하는 역할은 다르다. 그렇기에 역할 비교가 아닌 역할 분담과 서로 배움만이 있을 뿐이란 생각이 든다.

안타깝고 아쉬워도 스스로의 현실과 한계로부터 시작하여 큰 흐름 속에서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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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2/16 11:21 2015/02/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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