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해 기도해 주소서

날 위해 기도해 주소서.

가진 자들의 게으름과 없는 자들의 허무함 속에 갇힌 작은 부품이 되어, 스스로를 자위하며 숨어버리지 않도록 기도해 주소서.

젊은날들의 기억과 젊은이들의 열정에 기대어 그 정도 누리고 있다면 그만큼 내어놓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리고 있는 위력들 뒤에 숨어 게으르고 실력 없어지는 사회나 동네 앞에서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소서.

이 꼴 저 꼴 보기 싫다고 구름 위 둥둥 날아다니며 나 혼자 살길 찾아 떠나는 도인이 되지 않게 기도해 주소서. 이것저것 다 지치니 '다 니들 탓이지’라는 태도로 시크하게 비평해 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는 분명 선수나 코치로 살아야 하는데 그럴듯한 가짜 비평가가 되고픈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기도해 주소서.

이러다가, 어차피 안 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겠다며 녹슬어가는 칼자루 쥐고 날짜만 세며 사는 한량이 되지 않게 기도해 주소서.

날 위해 기도해 주소서. 이 모든 아픔 뒤에는 사연이 있었고, 눈물이 있었으며, 영혼까지 갉아먹는 깊은 외로움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게 기도해 주소서.

나도 이 아픔에 어떤 식으로든 감염되어 있음을 잊지 않도록 기도해 주소서.

이 문제가 그 누구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임을.. 지금 품고 있는 희망을, 그 누군가의 희망과 이어 또 다른 희망의 이야기를 써 나가지 않으면, 또 하나의 추억팔이 장사꾼으로 살게 될 것이란 걸 잊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소서.

날 위해 기도해 주소서. 기도조차 잊어가는.. 기도를 시작할 때마다 터져나오는 눈물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 못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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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1/30 05:07 2015/01/30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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