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누군가 신나게 걷는 그 길을 위해, 누군가는 앞서 걸으며 돌짝이나 가시밭과 같은 온갖 장애물들과 싸워야만 한다.

누군가는 시원한 바람 느끼며 감사한 마음으로 그 길을 걸을 때, 누군가 비지땀을 흘리며 그 길이 있음을 알리고 이정표를 세워가며 안내해야 한다.

그렇게 모두가 온전히 걷는 일에 집중할 수 있기 위해, 누군가는 그 길 자체를 두고 씨름하고 아파하며 길이 없거나 이미 없어진 곳으로도 걸어야만 한다.

그렇게 모두가 불안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길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불안함이나 두려움과 싸워 이겨야만 한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의 공동체를 위해 모두가 공평하게 일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누군가의 희생이나 안내 없이 모두가 온전히 각자이며 각자가 온전히 모두일 수 있는 '상상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상징의 한계란 존재하며, 이 시대는 그 한계를 부둥켜 안고 살아가되 계속 도전할 뿐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내겐 각각의 역할과 한계가 분명한 퍼즐 같은 공동체보다는, 서로의 안팎에 스며들어 서로를 붙들고 있는 조각보 퀼트와 같은 공동체가 답으로 여겨진다.

이 길이 먼저 걸어간 이들의 상처 입은 조언이었고, 나는 그 조언을 어느 정도 신뢰한다. 그들의 삶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 길인 것이 그 어떤 이에겐 길이 아니듯, 각자의 길을 서로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럴 때에는 서로를 축복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 그렇게 갈 수 있도록,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용기와 넉넉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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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7/09 16:34 2014/07/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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