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 사람들

간혹 본인들에게 꽤 낯선 주제에 대해 조심스레 말을 건네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그분들은 그런 주제 자체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정해진 답'을 강요받거나 '당연한(?) 답' 속에서 사셨던 분들이다.

그러다보니 내게 말을 건네는 방식이 매우 거칠 때가 많다. 그런 주제를 말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나 표현들도 본인에게 익숙한 것들 속에서 찾다 보니, 내가 듣기에 난처한 것들일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대부분 빙그레 웃으며 듣는다. 그리고 내가 반격(?)할까봐 잔뜩 웅크린 마음과 몸이 조금 열린 것 같을 때에 말을 꺼낸다. 그리고 그분에게 익숙한 개념이나 표현들에 왜 동의할 수 없는 지부터 조심스럽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나도 그렇듯이, 모르니 용감하고 알고 싶으니 묻는 거다. 간혹 비난하기 위해 말을 꺼내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사람들은 확연히 다른 태도로 다가온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당신과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아까운 내 시간을 당신과 비난을 주고 받느라 낭비하기 싫다고.

비난하기 위해 말을 꺼내는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거칠지만 어렵사리 용기를 낸 사람들이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낯선 주제를 알고 싶어하거나, 본인의 생각을 다른 관점에서 비춰보고 싶어 거칠더라도 말을 거는 사람을 당황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연대가 첫걸음이라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엮어 함께 하는 연대가 두 번째 걸음이다.

잊지 말자. 두 번째 발을 내딛어야만 길이 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4/10/30 01:32 2014/10/30 01:32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512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575 : 576 : 577 : 578 : 579 : 580 : 581 : 582 : 583 : ... 1000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35788
Today:
312
Yesterday:
168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