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이혼, 재혼 신자의 영성체 문제도 다룬, 로마 가톨릭 주교 시노드 임시 총회에 대한 기사를 읽은 자캐오의 생각 나눔.)

전 세계 그리스도교 맥락에서는 로마의 주교인, 로마 가톨릭의 교황인 프란치스코님의 등장에 이은 여러 가지 파격적인 언행을 보며 적었던 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었다.

"박수를 칠 수도.. 그렇다고 비판할 수도 없는..”

나는 일단 이번 천주교회 주교 시노드의 임시 총회에서 동성애 문제와 이혼이나 재혼한 신자의 영성체 참여 문제가 다뤄진 것에 대해선 힘찬 박수와 지지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보수적인 천주교회 내 진보파의 입지가 그리 크지 않은 걸 안다. 지난 30여 년, 보수 교황들의 임기 동안에 천주교회는 대체로 급격한 보수화의 길을 걸었다고 평가된다.

그래서 그동안 천주교회 내에서 언급조차 피하던 문제들이 새로운 교황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이자 공개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건, 참으로 박수칠만한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그 문제에 접근하는 관점.

적극적으로 사회참여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한국 천주교회에 등대처럼 존재하고 있는 거 같은 강우일 주교님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반복되는 관점.


"... 동성애를 환영한 게 아니라 동성애자들을 교회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논의하자는 것이었어요.”

첫째. 동성애자는 어디에나 있어요. 교회 안팎 어디든요. 저도 참 좋은 신앙의 벗이자, 저처럼 불완전함의 영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동성애자 그리스도인 길벗들이 여럿 있어요.

그들은 교회가 받아들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고, 그동안 우리가 그들을 차별하고 배제한 죄를 돌이켜 적극적으로 초대해야 할 '하느님의 식구'랍니다. 참, 아직도 돌이키지 않고 있는 우리들의 고집과 죄로 인해, 얼마나 많은 동성애자 그리스도인들이 죽음에 내몰리고 있는 지 모르시나요?

실제로도 학살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사람 대접을 못받도록 배제되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그들을 터부시하는 그리스도교의 입장이 크게 작동한다는 걸 모르시나요?


"... 가톨릭 교회 입장에서 볼 때 동성애적 성향과 동성애자들의 실제 결혼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 주교는 강조했다. 동성애자들의 '결합'은 교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다.

"교회로서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결혼으로 볼 수가 없어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평생 함께하는 겁니다. 동성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도록 법적으로 보장해 주는 건 인간으로서 정당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권리를 빼앗는 겁니다."

둘째. 제발 이럴 시간에 '가정 폭력 문제' 해결과 '평등 문화 정착'에 전력을 다하며 협력합시다. 국제적인 '여성, 아동 노동 착취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실질적 압력을 행사하고요.

우리나라 이성애자들의 가정 내에서 얼마나 심각한 가정 폭력 문제가 존재하는 지 아시잖아요. 겉으로는 훌륭한 신앙인인 척하는 많은 남성 신자들이 얼마나 많은 가정 폭력과 사회내 폭력에 일조하고 있는 지 너무나 잘 아시잖아요?

'동성애자들의 결혼이나 연애 또는 시민적 결합'이 문제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완전무결한 이성애자 가정'같은 환상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시는 지는 왜 생각하지 못하시나요?

"아이는 엄마에게서 태어나 엄마 젖을 먹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면서 인간관계를 배워 갑니다."라고요? 일부 동의합니다. 헌데 그 '인간 관계'의 기본은 '인간'이기에 서로 배워가며 성장하는 것이지, 여성 엄마, 남성 아빠이어야만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제 짧은 지식으로도 절제된 복합적이고 중층적으로 작동하는 부모와 유사한 역할이 중요한 거라고 알고 있답니다. 여성 엄마, 남성 아빠. 이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요? 자기 역할의 장점과 한계를 아는 게 더 중요하지 않던가요? 그걸 배워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던가요? 그걸 배우는 데 꼭 '여성 엄마, 남성 아빠'여야 하나요? 역할 모델이 더 많으니, 상대적으로 시행 착오가 좀 적으리란 기대는 할 수 있겠죠. 그러나 '동성애자 커플의 역할 모델'도 많아질 거예요. 그러니 너무 그렇게 조바심(?)내고 괜한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 아이를 양육하는 데 '시행 착오'라니 큰 일 날 소리라고요? 일반적인 이성애자 커플들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반복하는 시행 착오를 알려 드릴까요? 그게 왜 반복되고 있는 지도요? 우리들의 문제를 '한 가정'의 문제로 환원시키지 맙시다. 이런 얘기가 너무 샜네요 =.,=;;;  다시 돌아갈게요.


"이혼자와 재혼자 문제에는 "결혼의 단일성, 불가해소성의 두 가지 대원칙을 허물자고 생각하는 주교는 한 명도 없었다"며 "이런 원칙은 지켜가더라도 결혼생활에 실패한 부부들을 무작정 교회 바깥으로 내몰거나 모른 척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일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셋째. 하.. 이 대목에 이르니 정말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기가 힘드네요.

참고로, 저는 이혼 가정에서 자란 성공회 신부랍니다. 그런데 저의 부모님이 "결혼생활에 실패한 부부"라고 단정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저도 결혼 생활 10년 차가 되어보니, 시대적인 아픔 속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결혼생활까지 영향을 받은 저희 부모님에게'만' 책임을 묻기엔, '결혼 생활'이란 게 그리 간단하지 않더군요.

사람 관계만 해도 '일도양단'하기 어려운 것 투성인데, 하물며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부부 관계가 '이혼'이라는 결과만으로 그리 간단히 '실패'라고 낙인 찍을 수 있을까요?

"결혼의 단일성, 불가해소성." 뭐 그건 알겠어요. 천주교회가 그걸 왜 그리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 약간 이해는 돼요. 헌데 '이혼의 상처'와 '재혼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교회와 동료 그리스도인들의 위로와 도움 그리고 사제들의 축복과 격려를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는 '이혼, 재혼 신자들의 영성체 금지'라뇨.


천주교 내 진보파 분들이 모두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제발 부탁드릴게요. 사회 참여와 변혁을 외치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교회의 이름'으로 우리가 '상처 주고 있는 사람들, 그 하느님의 식구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부터 되찾길 바랍니다.

좀 더 가열차게 싸우고, 좀 더 진실되게 다가가길 원합니다. 쉽지 않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저도 이렇게 응원하는 게 전부이긴 한데..

그래도 정말 이건 아니잖아요. 이미 '하느님의 식구'인 그분들을, 왜 우리들의 고집과 한계로 계속 상처줘야 하는 걸까요? 언제까지 '죄인 취급'해야 하는 걸까요? 그분들이나 우리나 '불완전함의 영성'으로 하느님 앞에 겸손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존재들일 뿐인데요.

우리 제발.. 이러지 맙시다. 제발요..


* 덧붙임. 그리 많이 나을 건 없지만.. 이제는 꽤 많은 여성 사제가 있으며, 다른 나라 성공회에는 여성 주교와 동성애자 주교도 있는 성공회.

동성애자 신자들을, 하느님 앞에서 모두 동등한 신자라는 이유로 차별 없이 세례 주며, 그분들과 더불어 주님의 몸과 피인 빵과 포도주를 나누는 일을 즐거워하는 성공회 교인이자 신부라는 사실이 약간의 위안이 되는 밤입니다. 제가 속한 길찾는교회가 감사하게 여겨지는 밤입니다.

차별받는 모든 동성애자, 이혼 재혼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맘 깊은 미안함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주여.. 속히 와 우리를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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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기사: 강우일 주교 "'동성애 환영'은 초안에도 없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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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10/22 00:26 2014/10/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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