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교단 신문인 <성공회신문> 832호 3면인 '교회탐방기'에 우리 길찾는교회 이야기가 실렸다. 신문사의 요청으로 초안을 드리고, 분량 조정으로 몇 가지 압축되고 고쳐진 내용이 실린 거다.

기사를 읽는 내내 공동기획자인 이지음(토마)님을 비롯한 우리 신구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 교회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면 가야만 할 길을 걷는 교회, 어떤 '대단한 대안'이 아니라 '피난처'이자 '머물고 소풍오는 곳'이 되는 교회.

길찾는교회가 의미 있게 존재하는 한, '사람들의 정직한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하는 교회'이길 꿈꿔본다. 간절히.

* 덧붙임. 초고에서 바뀐 부분이 좀 있어서 못내 아쉽지만, 이 정도라도(?) 감사~ 헌데 왜 <성공회신문>은 '민김종훈'으로 줬는데도 '김민종훈'으로 바꾼 걸까요 ^.^;;;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는 '김종훈, 민김종훈, 김민종훈, 자캐오'가 있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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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날, 일요일 오후 4시면 서울주교좌 성당 왼쪽 날개로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평균 25명쯤이 모여 감사성찬례를 드린다. 대한성공회 기도예식서를 기본으로, 해외 성공회의 대안예식서를 응용하여 “그리스도인들과 둘러앉은 성찬예배”라는 이름으로 말씀과 성찬을 나눈다.

한 시간 반이 짧다고 느낄만큼 진지함과 웃음, 그리고 반복적인 침묵과 교우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공존한다. 그래서인지 종종 방문하는 다른 교단 사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인 편이다. 섬기고 있는 교회나 개척할 ‘새로운 교회’에서 꼭 응용해 보고 싶다고 한다. 특히 공동기획자이자 예배사역자인 이지음씨가 만든, 성찬례 중에 사용하는 노래도 함께 사용하고 싶어 한다.  

전례적 특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다른 교단에서 온 신자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으면서 신학적 반성과 성찰이 있는 노래. 9년 전에, 우리를 있는 모습 그대로 용납하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언약, 소수자와의 연대, 다양성’을 표현하고자, 성공회 묵주를 개량해 만든 성공회 무지개 묵주와 팔찌 묵주를 길찾는 교회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일방적으로 믿으라고 강요하거나, 우리가 그랬으니 너희도 그래야 한다고 억압하는 신앙에 대해 의문을 품고 계속 질문하는 별난 청년들, 합법의 탈을 쓴 불법으로 쫓겨난 상가세입자들, 효율이란 미명 아래 쓰고 버려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교회의 품에 머물기를 원했으나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숨거나 떠날 수밖에 없는 성소수자들. 이들처럼 이 시대의 신음하는 이들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함께 하려고 애쓰는 신자들을 만날 수 있다.

3년 전 SNS를 통해 만난 길찾는교회의 공동기획자인 민김종훈(자캐오) 신부와 이지음(토마) 교우는 ‘성공회 안에서 시작된 새로운 선교형 교회’와 ‘이 시대와 사람들의 정직한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하는 교회’라는 두 가지 방향에 공감했다. 그렇게 1년 8개월 전에 3명으로 시작한 예배 모임은, 어느새 매주 평균 25명이 모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편드시는 하느님’을 편들기 위해 모일 것이라고 한다. ‘성서’를 약자의 시선과 삶의 자리에서 읽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지식과 한계에 갇히지 않는, 그리스도교와 교회의 ‘전통’을, 이 시대 사람들의 눈높이로 재구성해서 소개하겠다고 한다. 신학 안에 갇힌 하느님이 아닌, 온 세상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하느님의 숨결을 찾는 ‘이성’을 존중하겠다고 한다. 이 시대의 교회가 애써 잊고 있거나 감당할 수 없어 새로운 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들과 함께하려는 길찾는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는 분이 많으면 좋겠다.

(투고: 민김종훈자캐오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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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성공회신문> 832호 링크  http://www.skh.or.kr/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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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11/12 13:27 2014/11/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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