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와 TV를 틀곤 멍하니 있다가, 모두가 잠든 이 시간에 그의 책을 뒤적거린다.

밑줄 치며 읽은 책도 있고, 다시 읽어보고픈 대목을 접어놓은 책도 있다.

한 시대, 어둠 속을 헤매던 이들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리던 사람.

동 시대,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스승’이라고 생각되던 사람.

어떤 이들은 그를 ‘이 시대의 선비’라고도 부르고, 어떤 이들은 그를 ‘변방의 지식인’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닙니다.”

그의 마지막 책인 <담론> 422쪽에 담긴 글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언저리 사람들’을 통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하느님의 얼굴’을 대면하는 나같은 이에게 ‘또 하나의 좌표’같은 분이 먼 길을 떠나셨다.

이제 평안히 쉬소서. 저 하늘의 큰 별이 되어 당신이 들려준 길을 따라 걷다가, 그 길을 넘어서는 수많은 이들이 나올 수 있도록 반짝여 주소서.

이제 글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뿌려진 시대의 스승, 신영복 선생님.

작년, 아주 잠시라도 성공회대학교에서 일할 수 있어서, 교정을 지나가실 때에 머리 숙여 인사드릴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다 싶다.

그가 알려준 ‘변방’, 그 ‘언저리에서 꽃피는 희망의 언어’를 남은 자의 몫으로 여기며, ‘길찾는교회’와 ‘용산 나눔의집’를 섬겨야 하겠다는 마음을 한 번 더 다져본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6/01/21 23:56 2016/01/21 23:56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738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335 : 336 : 337 : 338 : 339 : 340 : 341 : 342 : 343 : ... 971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13327
Today:
50
Yesterday:
32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