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빛을 더해

내부 갱신과 변혁을 위해서는 명분와 사람이 있어야 한다. 실천 방식은 격렬한 논쟁이나 세력 다툼보다 스며드는 방식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건, 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을 쉽게 결정하거나 의미 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내부'라고 부르는 공동체나 조직일수록 적은 명확하지 않고 중층적인 의미를 가진 말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 나 스스로가 내가 말하던 적인 경우도 자주 마주한다.

그러니 공동체나 조직 내부에서 적을 도려내기 위해선 나의 일부를 도려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일이 얼마나 가능할까? 지속 가능한 싸움 방식일까?

스며드는 방식이 더 좋다고 말하는 건, 우리 안, 심지어 내가 적이라고 규정해 버린 존재들 안에 공존하는 빛과 어둠을 전제로 싸우자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빛에 빛을 더하는 방식. 그래서 그 빛이 어둠과 공존하는 방식에서 어둠을 극복하는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싸움 방식.

이를 위해서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필수다. 무리해서 과정을 뛰어 넘으려고, 혹은 내가 모든 걸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내 안에도 공존하는 빛과 어둠 가운데, 내 안의 빛에 빛을 더해주는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 나 또한 언제든지, 쉴새 없이 깨지는 그 공존 상태에서 어둠에 사로잡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적' 하나 만드는 일은 쉽다. 주류 교회 또한 쉽게 그 방법을 선택했고, 여러 의미로 '우리'는 지금 그 결과로 점점 죽어가고 있다.

빛에 빛을 더해 어둠을 극복하는 상태로 안내하는, 그렇게 서로의 빛으로 스며드는 싸움 방식. 내부 갱신과 변혁을 꿈꾸고 떠드는 사람이라면 쉽지 않은 이 길을 걸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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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1/06 19:50 2015/01/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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