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토요일. 하느님마저 침묵한 시간.

세월호.

제주 4.3., 광주 5.18., 밀양, 강정, 콜트, 재능교육, 쌍용차, 구룡마을...

또한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이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이들,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이들, 이제는 그 부당함과 무모한 경쟁들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들..

하느님의 침묵.


그 침묵 가운데, 그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순간에 비집고 나오는 우리의 신앙 고백.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묻히셨으며,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 사흘만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사람이 되신 하느님.

이미 심하게 기울어진 세상에 편들러 오신 하느님.

그러나 십자가의 무력함으로 우리를 편드시는 하느님.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 일하신 하느님.

언제나 우리의 규정과 한계를 넘어서시는, 우리보다 넓고 깊은 하느님.


기다림.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의 삶 속에 자리 잡아 썩은 밀알이 되어가는 시간들.


부활.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듯이, 이전과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러나..

세월호.

제주 4.3., 광주 5.18., 밀양, 강정, 콜트, 재능교육, 쌍용차, 구룡마을...

또한 정체성을 부인당하는 이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이들,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이들, 이제는 그 부당함과 무모한 경쟁들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들..

그 역사와 사람들 속으로, 그 ‘참세상, 참사람’되기 위한 싸움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


하느님의 침묵, 죽음, 번데기, 그리고 부활.

이 모두는 ‘지금 여기’와 함께 할 때에, ‘지금 여기’를 지날 때에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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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4/04 13:46 2015/04/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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