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어요!

6시 30분. 다시 출근하기 위해 청량리행 기차를 기다리며 강촌역에 덩그러니 서 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SNS에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들을 둘러본다.

"나, 여기 있어요!"

우리는 SNS를 통해 끊임 없이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나 여기 있다고. 나를 기억해 달라고.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그런 점에서 SNS는 이 시대의 기술 문명 속에서 영성이 생존(?)하는 방식 중 하나인 것 같다.

우리는 서로의 기억을 통해 존재하고, 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기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혼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일깨워주는 '영성'.

많은 부분 왜곡되고 탈각된 면이 있겠지만, 우리는 SNS를 통해 우리가 '영성적 존재'임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 같다.

나는 오롯이 나로만 존재할 수 없는 '관계 속 존재'이고, 그럼에도 그 관계는 '나의 이야기'가 있어야만 시작된다는 것.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서로의 기억과 영향, 그리고 '바라봄' 속에서 자라간다는 걸 알려주는 또 하나의 방식.

"나, 여기 있어요!"를 외치는 SNS의 수많은 이야기들.

이것들은 오랜 시간 우리 곁을 지켜온 영성이 이 시대에 생존하는 방식이며, 그렇게라도 생존해서 우리가 '영성적 존재'임을 계속 일깨워주는 방식인 것 같다.

그래서 SNS의 즐거움(?)과 더불어, 그 속에 묻어나는 '조각난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단 생각이 스쳐간다. 나 여기 있다고, 말을 거는 그 소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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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4/23 14:37 2015/04/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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