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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5일, 대림 3주일. 오후 4시. 길찾는교회 성찬 예배.

1독서, 이사 35:1-10 / 2독서, 야고 5:7-10 / 복음서, 마태 11:2-11.

초에 하나씩 불을 밝히며, 오늘 성찬 예배에 함께 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주여.. 이 초를 밝히오니, 오늘 예배에 함께 하는 이들이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짙은 먹구름 속에서 빛과 온기를 만나게 하소서."


삶의 여러 이유로 오늘 성찬 예배에 함께 하지 못하는 이들을 기억하며,

초에 하나씩 불을 밝힌다. 맘이 아프고 저려온다. 자꾸 눈물이 글썽거린다. 손이 떨린다..

"주여.. 이 초에 불을 밝히오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도

 주께서 함께 하심을 알게 하여 이들이 삶의 피곤함에서 주의 빛과 따스함을 맛보게 하소서."


종을 울린 후, 그 종소리를 따라 내 마음과 영혼도 서서히 침잠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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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찌기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 (복음서, 마태 11:4-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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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 꿈꾸던 메시아와 그가 가져올 구원과 해방.


그러나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신 예수께서 말하고 보여주신 구원과 해방은 달랐다.


요한이 꿈꾸던 메시아가 가져올 구원과 해방은 뒤집어 버리는 것이었다.

광야의 예언자이자 율법 정신의 핵심을 외치던 세례 요한은 열매를 강조했다.

그런 세례 요한에게는 바리사이파나 사두가이파라고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세례 요한에게는 소경이든 절름발이든 가난한 자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오직 그가 회개하고 삶의 행실로 열매를 맺느냐 아니냐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께서 보여주시는 구원과 해방은 달랐다.

세례 요한처럼 행실의 열매와 부정한 것들과의 완전한 단절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예수께서는 문제 가운데로 들어가셨다.

부정하다는 이유로 분리되어 소외되고 배제되던 이들의 문제로 뚜벅 뚜벅 들어가셨다.

부정하다 여겨진 이들의 문제를 만지시고 품으셨다.

하느님 앞에는 정결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부정하다는 이유로 비천한 자 취급을 받을 만한 이도 없다고 삶으로 선포하셨다.


하느님 앞에는 그 어떤 이도 비천하지 않다.

우리의 주님,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비천하다 손가락질 받는 이들 편에 계셨다.


온전함과 행실의 열매는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다.

회복되어야만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의 하느님은 행실의 열매와 온전함을 넘어, 비천한 자라고 여겨지는 이들이 하나도 없는 세상을 꿈꾸셨다. 우리가 비천한 자라고 손가락질하고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이들 편에 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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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신명(信名)을 '자캐오'라고 정하게 되는 과정에서 주님이 내게 말씀해주신 나의 이야기다.

같은 유대인, 비천하다 취급받던 이들에게도 손가락질 받던 세리 중의 세리장 자캐오.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루가 19:9-10)


아니다.

사람들에게 비천하다고 손가락질 받을 만한 부분이 하나라도 있다면, 바로 당신의 이야기다.


잊지 말자.

그 누구라도 나와 당신을 '비천한 자'라고 손가락질한다면, 하느님은 바로 '우리 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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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3/12/16 01:32 2013/12/1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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