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화'라는 함정.

늘 잠이 부족해 피곤한 상태나 슬픔과 분노가 불안정하게 널뛰는 상태가 지속되는 건,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활의 상태와 같다. 조만간 고유의 탄력을 잃고 쓸모 없어지든지, 막상 필요할 때에 다른 과녁을 맞힐 확률이 높다. 요즘 나와 주변 사람들 상태가 그렇다.


지금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를 서서히 놔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조만간 그 시위를 힘있게 당겨서 쏴 맞혀야 할 때를 준비해야 한다. 책임져야 할, 그러나 힘을 가지고 있어 시간과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이 땅의 몇몇 지도자들은 내심 제풀에 지치길 기다리고 있을 거다.


그러니 지금은 계속 당겨져 있는 활시위를 붙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에 힘을 빼고 그 활을 잠시 아래로 향하자. 자칫 내 곁에 있는 이들을 향해 잘못 쏠 수도 있으니. 그리고 당장 눈에 띄는 1차적 책임자들에게 갖고 있는 모든 화살을 소진하지도 말자. 그런 1차적 책임자들의 비윤리성이 '일상'이 되게 만든, 2차적이나 더 큰 책임이 있는 '시스템'을 담당한 이들을 위해 그 화살을 남겨두자.


그들이 시간과 여론을 이용해 던져주는 먹잇감의 특징은 '악마화'다. 시스템엔 문제가 없고 '한두 사람이나 조직의 도덕성'이 문제란 식이다.


정말?? 솔직히 나도, 애초 설계에 문제가 많거나 잘못 작동되는 시스템 속에 내가 있다면 100%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람에게 '일상'이 소중한 건, 그만큼 '당연한 일상'이 주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그 당연한 일상에 주는 영향력이 우리 생각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 덧붙임. 헌데.. 이런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에 나오지 않는 야당 지도자나 의원들은 뭘까. 슬픔을 이용한다고 비난받을까봐? 이런 ㅈㄱㄹ, 꼭 진도에 가야만 하나, 어디서든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목소리를 대신해야할 것 아닌가. 보신주의는 조직 내 여당에만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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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4/24 09:27 2014/04/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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