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말아요.

"길찾는교회"라는 이름으로 식구들이 생기고, 그들과 길벗이 되어 온갖 희노애락을 함께 하기 시작한 뒤에 가장 많이 흥얼거리고 듣게 되는 노래.

성찬예배를 준비하기 전에 자주 연주되는 노래.

디어 클라우드의 "사라지지 말아요".

길찾는교회에서는 '세상과 이웃을 위한 기도'를 드린 후, '곁에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 그 시간엔 공적인 기도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기도 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한다. 그런데 교회가 시작된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기도 제목이 비슷하다.

"살게 해주세요."

그 많은 식구들의 절절한 기도를 형태​님이 한 마디로 정리했는데, 그게 바로 "살게 해 주세요"였다.

오늘도 길찾는교회에 여러 사람들이 소풍 다녀 갔다. 언제 또 보게 될 지 모르는 그분들의 눈물과 미소를 보면서, 혼자 조용히 읊조리곤 한다.

'하느님.. 우리들이 또 하루를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사라지지 않게 해주세요.'

요즘 자주 묻고 또 묻는다. 주변에 교회들이 많고 많은데, 왜 길찾는교회가 하나 더 있어야 하느냐고.

아직도 답을 찾고 있지만, 희미하게나마 그런 생각을 해본다.

겨우겨우 무릎에 힘을 주고 버티며 살고 있는 이들이 잠시나마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곳. "살게 해주세요."라고 비슷하나 너무나도 다른 이야기를 담은 기도를 함께 드릴 수 있는 곳. 이 땅에 이런 사람들이 많으니, 하느님이 약속하신 그 '사랑의 혁명'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눈물의 마음 담아 노래하며 이야기하는 곳.

길찾는교회가 그런 곳이라면, 이런 교회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5년 5월 3일, 부활 5주일. 생명의 포도나무인 당신과의 관계, 그 생명에 의지해서 서로 이어진 존재인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하신 주님. 그 관계는 우리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존재'들을 초대해야 한다는, 그러니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과 새로운 식구가 되는 게 '선교의 진짜 정신'임을 한 번 더 확인하게 하신 주님.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도하오니..

우리들이 또 하루를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사라지지 않게 해주세요.


-------

무엇이 그댈 아프게 하고
무엇이 그댈 괴롭게 해서
아름다운 마음이 캄캄한 어둠이 되어
앞을 가리게 해

다 알지 못해도 그대 맘을
내 여린 손이 쓸어 내릴 때
천천히라도 편해질 수만 있다면
언제든 그댈 보며 웃을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고통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나 덜어줄텐데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다 알지 못해도 그대 맘을
내 여린 손이 쓸어 내릴 떄
천천히라도 편해질 수만 있다면
언제든 그댈 보며 웃을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고통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나 덜어줄텐데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이젠 놓아줘
그대의 오래된 무거운 짐을
이제는 쉬게 해도 돼
우릴 본다면 그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5/05/04 03:21 2015/05/04 03:21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611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462 : 463 : 464 : 465 : 466 : 467 : 468 : 469 : 470 : ... 978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8/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18533
Today:
70
Yesterday:
130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