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의 고백과 증언 위에 서 있다." 

이집트. 중동의 최강국 가운데 하나. 그곳에 살고 있던 하층민들. 그들 가운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특정 민족. 그들을 제어하기 위한 대량 학살. 그리고 그 명령을 내린 파라오의 딸이 구출한 모세. 드라마틱한 이야기.

이를 통해 '제국의 질서'를 벗어나려 했던 히브리인들.

무섭도록 뼈 속까지 사무쳐 있던 제국의 질서를 온전히 벗어나는데 40년이라는 긴 기간이 걸렸다고, 그 질서 아래 살던 이들이 '광야에 묻혀' 그제서야 하느님의 해방과 구원 가운데 살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던 그 히브리인들. 그들은 자신들의 후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리스도인과 교회. 그렇게 불리던 유대인들의 이단(?) 분파. 이방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열린 이들. 그들은 정통 유대인들의 저주 목록에 들어가면서도 '그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존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들은 새로운 유비들을 통해 야훼 하느님이 어떻게 자신들을 '갱신된 믿음'으로 이끄셨는지 기록하고 전수했다.

정통 유대인들이 뭐라든 로마제국이 뭐라든 그들은 '참된 메시야이자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된 이들, 한 지체'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믿음을 이어가던 이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베드로의 고백. 주교직. 로마 교회의 수위권을 말하는 근거. 복음서의 저자들과 그 이야기를 전해듣던 제자들의 제자들. 순교자들의 피묻은 증언.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은 물론 일가가 사라질 수도 있는 공포와 두려움.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믿음. 그에 대한 고백들.

주교직은 '순교하는 자리'였다.

꽤 오랫동안 교회의 지도자인 주교로 지명되거나 선출된다는 건, 언제든 '죽음의 길'에 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믿음의 고백을 이어가는 자이자 증언자로서 산다는 것이었다. 고백과 증언, 그리고 순교자의 자리. 이것이 베드로를 통해 초기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듣고 따르며 확인한 이야기다. 베드로가 먼저 그렇게 살다가 죽었다. 순교자가 되었다.


제국의 질서를 벗어나 하느님의 해방과 구원으로 살아가는데 '하느님의 이끄심과 도우심'이라는 '상징'이 되어준 모세. 그를 죽이라 명령한 파라오의 딸에 의해 구출되도록 이끄시고 미리암을 통해 도우신 야훼 하느님. 히브리인들의 이야기.

자신들이 속해 있던 오랜 전통의 종교에서 '이단시'되던 이들. 자신들이 살고 있던 세상의 질서인 로마로부터 '이단시'되던 이들. 그 가운데 그들끼리도 끊임없이 논쟁하고 분열하게 만들던 여러 문제들. 안팎의 그 수많은 문제들과 갈등. 그렇게 생명과 신앙을 위협하던 수많은 것들 가운데 '하나 됨'을 지켜주고 지속시켜준 이야기.

그것은 베드로와 같은 순교자들의 고백과 증언이었다.

순교자의 길임을 알면서도, 두려움과 공포를 벗하여 살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은 믿음의 이야기들. 베드로의 이야기는 로마교회의 수위권에 대한 초기 그리스도교회의 기록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위권'이 죽음조차 불사할 희생과 섬김 그리고 일치에 대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거짓'일 수 있다.


우리는 베드로와 같은 수많은 순교자들의 고백과 증언 위에 서 있다. 그렇게 우리는 '다름과 분열을 넘어선 한 지체됨'을 살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제국의 질서'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해방과 구원'을 살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고백과 증언 위에 서 있다. 그처럼 나의 고백과 증언 위에 그 누군가가 서 있다. 우리는 하느님이 이끄시고 도우시는 서로의 고백과 증언 위에 서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감히 '한 지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살아가려고 성령님의 속삭임에 순종한다. 그렇게 몸부림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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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기도:
영원하신 하느님, 사도 베드로의 고백을 우리 믿음의 반석으로 삼으셨나이다. 비옵나니, 성령의 빛을 비추시어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보게 하시고, 거룩한 교회에서 귀중히 쓰임 받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한 분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 1독서: 출애 1:8-2:10 / 2독서: 로마 12:1-8 / 복음: 마태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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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8/26 01:34 2014/08/26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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