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글과 책으로 많은 깨우침과 도전을 줬던 서동진 선생님의 공개 강좌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두시간 반이란 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쌓여 있던 고민과 답답함의 벽에 큰 구멍 하나 뜷어준 것 같은 만남.

제 각기 '취향'에 따라, 각자 즐겁거나 원하는 건 뭐든 해도 되는 '동호회' 스타일 운동에 대한 예리하고 냉정한 비판.

소위 '개취'(개인 취향)나 '취존'(취향 존중)이란 '안전 거리' 뒤에 숨어, 아무 역동도 변화도 없는 관계. 그렇게 각자 영역 표시 속에 '공존'하는 것 같지만, 실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관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떠밀려 허둥지둥 살아가는 우리.

이를 넘어 '자본주의의 괴담'을 폭로하고 저항하는 자들로 '조직'되어, '의식 있는 자'로 서로에게 헌신되어 투쟁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 숙제.

그 가운데 이미지와 상징으로 싸우되 '감각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 가장 어려운 과정.

"제 책과 글이 '취향'에 맞아 찾아온 분들 ... 서동진 팬덤은 필요 없어요. (웃음) '평등'하게 읽고 토론하며 ... (오늘의) 바리케이트를 치고 화염병 들고 시위하러 나가야 ... 코뮤니스트가 되어야 해요. (웃음)"

신학자가 따로 있나. 메시아적 힘을 느끼게 하는 글과 말로 꿈꾸게 하면 그게 신학자지. 그게 예언자지.

생각지도 못한 곳을 후벼파며 세게 후려치는 발언의 연속. 띵~하는 시간들.

'교회'라고 모였는데 '취향'에 따라 모이고 흩어진다. 그렇게 뭐든 '취향대로' 하면 되는, '공동체인 척 하는' 동호회들. 나는 그걸 견디지 못했다. 차마 그걸 '교회'라고 부르지 못했다.

만약 다시 그 일이 반복된다면, 언제든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지금 뛰고 있는 내 심장이, 그리스도께 선물받은 그 심장이 맞다면, 언제든 그렇게 하리라 고백했었다.

나는 예수 팬덤이 되어 '나같은 이들도 있구나.'하며 위로받거나 세뇌되어 살지 않을 거다.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좌캐오'로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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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07/15 02:04 2014/07/1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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