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신호

(정신없는 두 주가 지났다. 메모로 쌓인 지난 글들을 하나씩 정리해 둔다.)

어쩔 수 없이 무리하다가 ‘몸의 신호’를 받고 멈칫거리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하루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중얼거린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짐하기도 하는 것.

‘이 일은 꼭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만, 마침 내가 할 수 있는 조건이기에 하는 것 뿐이란 걸 잊지 말기.

다만 시작했다면, 할 수 있는 만큼 애정과 책임을 가질 것.’

꼭 나이어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요즘처럼 능력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조건일 뿐이다. 물론 그것을 위해 준비해 온 시간과 노력이야 있겠으나, 그게 어디 나 뿐인가.

다만 시작했다면 그만큼의 애정과 책임을 짊어질 각오는 해야 한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조건이라서 시작했다가, 애정 없고 책임까지 못 감당해서 이 일을 망가뜨리면, 나보다 더 이 일에 맞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에 ‘일 자체’가 없어져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축복’처럼 시작할 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어, 누군가의 ‘또 다른 기회’를 빼앗는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된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축복’처럼 시작한 일을 ‘저주의 짐’처럼 짊어지고 살 필요는 더 더욱 없다는 것. 그럴 땐 과감히 한 걸음만 물러서면 된다. 또 다른 누군가는 늘 준비되어 있다. 매번 적절한 타이밍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 덧. 점점 내 몸의 문제로 병원에 가는 게 익숙해진다. 나한텐 아직 불편함의 문제.

병원에 갈 때마다 병원과 생명이 직결된 벗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병원 문턱을 드나들 때마다 그 벗들을 위해 잠시 두 손 모아 기도를 한다.

함께 길 위에 있고 싶지만, 지금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로 인해 ‘따로 또 같이’ 걷고 있는 나의 벗들. 우리의 생존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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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10/12 00:35 2015/10/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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