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방식

나는 언젠가부터 '개혁주의'나 '복음주의' 간판을 걸고 논쟁 걸어오는 분들과는 거의 상대를 하지 않는다. 그 공동체에 머물러 있기에, 많은 것을 걸고 싸울 수 밖에 없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이천 년이 넘는 넓고 깊은 그리스도교의 스펙트럼에서 지류에 속해 있는 우리. 존재한 적이 없었던 '하나된 순수한 초기 그리스도교'에 대한 환상을 강요받아온 우리.

주로 '간판'을 걸고 근본주의에 가까운 태도로 싸움을 걸어오는 분들은, 위의 두 가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자기 안에 '갇힌' 채, 비슷한 분들끼리 비슷한 생각을 강화하며 살아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 위의 두 가지를 언급하며 그분들의 '간판'을 건드린다는 건, 그분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하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

대화? 토론?? 그런 게 가능할까? 대화나 토론이란 게, 서로의 입장이 달라도 '존중'하겠다는 전제가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한쪽이 존재와 정체성을 부정당한다고 느끼니, 대화나 토론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분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이야기를 '잘' 구성하고 배치해서 증언하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기로 했다. 사회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 땅에 자리잡은 그리스도교 분파들의 문제의식은 아예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뒷통수가 간지러운데, 발바닥을 긁고 있는 꼴이다. 그래서 그 격차를 견뎌내지 못하고, 교회란 곳에 안 가고 못 가는 이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분들과 대화가 통하고 토론이 가능한 교회와 그리스도교를 구성하고 증언하는데, 지금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기로 했다. 이천 년이 넘는 시공간을 존재하며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살아온, 그러나 '하나된 순수한 초기 그리스도교'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자기 안에 갇히지 않은 그런 교회와 그리스도교 말이다. 물론 이런 교회나 그리스도교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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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5/07 13:19 2015/05/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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