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은 평소에 ‘가난한 성공회 사제’라는 말을 하는데, 어느 정도가 가난하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무주택인 사람 가운데 ‘해당 년도 중위소득의 70% 이하’를 받는 걸 기준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위소득? 그게 뭔대요?”

중위소득.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하고 71개 복지 사업의 수급자 선정 기준이 된다. 말 그대로 전국 가구의 소득을 한 줄로 세워 중간에 해당하는 소득을 기준으로 삼는 거다.

2019년 발표에 따르면 2인 가구 중위소득은 2,906,528원이고, 그 70%는 2,034,570원 정도다.

그러니까 2인 가구인 나는 자가보유 주택이 없는데 월소득이 2백 여 만원이 안 되기에, ‘가난한 그룹’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요? 제 주변에 그런 사람들 많은데요. 그런 목회자들도 많고요.”

참고로 2019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8천 350원이고, 한 달 내내 일한 경우 최소 174만 5천 원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도 덧붙여 알려줬다.

“아이구~ 제 주변에 그렇게 받는 사람들 별로 없어요. 신부님도 그 정도 안 되잖아요.”

맞다. 내 주변에 있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중에, 경력 10년 차이고 나처럼 40대 중반인 사람 가운데 2019년 기준 최저임금도 못받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그렇죠. 그럼 이게 당연한 걸까요?”

“그런데 목회자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기 선택’이니 ‘자영업자’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얘기가 좀 달라지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어딘가 고용된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그럼 일종의 ‘서비스업’인 건가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아니지만,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중위소득은 단순히 ‘임금 기준’이 아니에요. 이 땅에서 발 딛고 살며 얻는 소득을 말하는 거고, 우리는 그 소득으로 살아가는 거죠.”

“그렇죠.”

“그리고 저는 제가 생각하는 ‘가난의 기준’을 물으셔서 말씀드린 거에요. 혹시 ‘가난한 성공회 사제’라는 말이 불편해서 물어보신 건가요?”

“그건 아닌데, 신부님은 평소에 책도 많이 사시고 만년필도 쓰시고, 그런데 ‘가난하다’는 말을 하셔서.. ^^ ”

* 정리해야 할 원고가 밀려 있어서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참고로 여기에 등장하는 질문자는 한 분이 아니라는 사실 ^^

(2019.01.09. PM 09:59)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자캐오

2019/01/11 03:18 2019/01/11 03:18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www.zacchaeus.kr/rss/response/1140

Trackback URL : http://www.zacchaeus.kr/trackback/1140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 1031 : Next »

블로그 이미지

가난, 소외, 여성 & 그 언저리에 함께 하는 무지개빛 성령님...

- 자캐오

Calendar

«   201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382929
Today:
66
Yesterday:
860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