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또 다른 틈

하루.

누군가에게는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고 지치는 하루.

그러나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힘겨운 싸움을 치뤄낸 또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 곁을 묵묵히 지키는 일. 그러다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다해 목소리를 내고 함께 몸부림치며 한 걸음 내딛는 것 뿐.

오전에는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점심 때에는 용산나눔의집 이주민 식구와 함께 출입국사무소 방문.

누군가에게는 별 다를 바 없어 지루하고 그저 그런 하루.

또 다른 누군가는 있는 힘을 다해 견뎌내고 부딪혀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하루.

그러나 그 둘은 누구도 쉽게 비교하거나 무게를 달 수 없는 각각의 하루.

그 가운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저 꽃 한 송이처럼 이룬 것처럼 ‘틈’이 되는 일. 그리고 내 곁에 존재하는 이 세계의 또 다른 틈과 만나 ‘균열’이 되도록 애쓰는 일.

그렇게 아직 우리가 만나지 못한, 그러나 이토록 간절히 바라는 세계를 이 곳으로 ‘초대’하는 마중물이 되는 일 뿐.

* 덧. 나는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이 내 곁에 존재하는 ‘이 세계의 또 다른 틈’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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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8/05/10 04:13 2018/05/1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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