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용산해방촌나눔의집 이삿짐을 싸기 시작하기로 한 날.
나는 그날 오후에 성공회 서울교구에 속한 교회와 기관의 신자 리더들이 모이는 ‘선교대회’에서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FxC), 또 다른 말로 ‘선교적 교회’에 대해 소개하기로 했다. 아마 이삿짐을 싸다가 중간에 가는 거라, 소위 말하는 ‘성직자다운 반듯한 복장’(?)으로 가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래도 메인 스피커로 50분 정도를 주신다니, 있는 힘껏 물어볼 생각이다. ‘이 시대와 사회의 교회는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해 볼 생각이다.
신음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고통받는 젊은 영혼들, 그렇게 하나 둘씩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20~40대 젊은 사람들에게 ‘교회, 그 중에서도 이 땅의 성공회’는 대체 무슨 의미인지 질문해 볼 생각이다.
이 시대의 주류 교회가 ‘하느님의 편’이 아닌 그 반대편에 서서 우리가 ‘진짜 교회다’ 라고 떠드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새로운 표현들로 ‘오래된 미래와 또 다른 길’을 걷는 교회가 필요한지 평소 생각을 나눠볼까 한다.
우리보다 넓고 깊고 높고 크신 하느님. 그래서 더 작고 연약한 사람들, 그런 취급받는 사람들 편에서 ‘힘의 균형’을 뒤집으시는 분. 내 하느님은 그런 분이다. 2천 년 동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교회는 그런 하느님과 동행해 왔다.
2018년, 사람들이 더 이상 교회에게 희망을 기대하거나 묻지 않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 언저리에서 생겨나 자리 잡고 있는 ‘새로운 표현의 교회들’은 그런 하느님의 편에 서서 살려고 한다. 그런 하느님과 동행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Posted by 자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