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고리

'아직 끝나지 않은 재능교육 투쟁과 함께하는 사순절기 저녁기도'를 마치고, 내일 신대원 아침 감사성찬례 집전 때문에 다시 학교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오늘 하루종일 내 맘을 어지럽게 하던 일이 떠오른다.

국가든 자본이든, 간단히 정리해 버릴 수 없는 '거대한 것들'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 무너졌던 사람들. 그 억울함에 목놓아 울어도 돌아보는 이 없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그렇게 깊이 병든 이들을 돌아보거나 돌보지 못한 이 땅의 교회들. 교회는 갈등의 자리, 아픔이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눈물이 흐르는 자리, 겉으로 울지도 못하고 속울음 가득한 자리를 향해야 한다.

이런 날엔 비가 왔으면 좋겠다. 그걸 하느님의 눈물이라고 믿고 싶다.

어떤 방식이든 '알아 달라고'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건 치료나 치유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 폭력의 고리들을 온 몸으로 끌어안아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이 땅의 교회. 그 교회에 속한 이로서 슬프고 또 슬플 뿐이다.

교회는 이 세상과 아픈 이들을 향한 하느님의 손길, 그 자비와 치유의 손길로 존재해야 한다. 우리들의 교회는 이를 기억하고 있는 걸까.

되뇌여 묻게 된다.

비가 내렸으면 하는 슬픈 밤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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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5/03/06 12:48 2015/03/0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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