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125주년.

내년 2015년이면, 대한성공회 125주년이 되는 해다. 영국성공회로부터 주교가 파송되어, 이 땅의 인민들과 만나 성공회 선교가 시작된 지 125년째.

요즘 길찾는교회로 소풍오는 분들과의 짧은 대화나, 거리에서 만나는 분들과의 연대를 통해 확실히 깨닫는 게 있다.

다른 곳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년 125주년을 맞이하며 안팎에 보여주기 행사하느라, 제발 얼마 남지 않은 물적, 인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직, 이 땅에서 '머물 교회, 함께 동행할 교회'를 찾는 수많은 이들이 가고픈 교회로의 '전환'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과거를 돌아본다며 행사와 의미 만드느라 돈 쓰고, 내일을 준비한다고 이런저런 위원회 만들어 실제로 적용하지도 못할 보고서 하나 더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직, 왜 이 땅에 성공회가 있어야 하는 지에 답하고, 아프고 상한 이들이 함께 머물고 동행할 교회가 되기 위한 '전환'을 시작하는 일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사람이 기억하는 125주년이 아니라, 우리들의 하느님이 기억하시는 125주년이 되도록 말이다.

흠.. 새파랗게 젊은 사제가 공개적으로 이런 글 쓴다고 혼나려나.. 헌데 새파랗게(?) 젊으니 이런 생각하지 않을까. 새파랗게 젊은 사제가 이런 꿈(?)을 꾸지 않으면 대체 어느 누가 꿀까..


* 덧붙임. 가능하면 안팎의 20-40대 젊은 사람들과 원탁 모임을 진행하는 걸로 '전환'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그들이 대한성공회를 어찌 생각하는지, 어디에서 희망을 느끼는지, 어디에서 접속하고 어디에선 실망하는지를 정직하게 들었으면 좋겠다. 일반 시민사회 조직도 하는 일이잖나.

아.. 이를 '전환의 계기이자 디딤돌'이 아닌 '그럴듯한 행사'로 기획하진 말자. 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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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4/11/03 02:35 2014/11/0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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