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거의 트윗에서 많은 소통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짧게 논의되었던 부분을 블로그에 남겨 둔다. 더 깊고도 지속적인 토론을 위해서.


믿음의 혼합 샐러드=성공회 / 천주교=질긴 날고기: 적절한 표현!!  RT @skhcafe 리비 퍼브즈, "개종자들은 천주교의 생경함에 목이 막힐지도 모른다." http://goo.gl/X7x8  (영국 타임즈 칼럼 / Elyot 번역)
cras2002, 오늘 19:09 TwitBird (으)로


@cras2002 적절한 표현이라기에는 좀 짓궃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 그 표현은 둘 다 비꼬는 표현 같습니다.
prayandwork, 오늘 19:32 web (으)로

@prayandwork 물론입니다. 비꼬는 말이지요. 그래서 아픈말이고요. 저는 질긴생고기에 싸구려 드레싱을 얹은 밥상을 맛보았기에 하는 말입니다. 생경함의 다른 국면이랄까요? 해법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cras2002, 오늘 19:37 TwitBird (으)로

@cras2002 신부님께서 둘 다 겪어보셨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종종 샐러드보다 고기가 크게 보이고는 합니다. 그래서 날고기 드셔보신 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prayandwork, 오늘 19:47 web (으)로


@cras2002 @prayandwork 저는 이 모든 얘기들이 '참고'는 될지언정, 소수파이자 분파 교회로 인식되는 '대한성공회'는 다른 이야기들로 버겨워서 이 얘기들이 '때론' 사치로 여겨지기도 하죠..
my_zacchaeus, 오늘 20:01 Mixero (으)로

@my_zacchaeus @prayandwork 공교회(가톨릭)전통을 가지고도 이를 무시하는 천박함이라 표현하면 지나친건지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 모르면서 없앤것을 돌아보고 반성해야한다고 봅니다. 사치라는 시각은 현상에 대한 판단에서 온게 아닐까요?
cras2002, 오늘 20:15 TwitBird (으)로


@my_zacchaeus @prayandwork @viamedia "사치라는 시각은 현상에 대한 판단에서 온게 아닐까요?"라는 말에 답해야 겠군요. 이건 트윗에서 논하기엔 좀 긴 얘기일 것 같습니다. 허나 트윗의 장점을 이용해 링크하여 쓰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단순히 현상을 보고 판단하여 말한 건 아닙니다. 현상으로 드러난다는 것은 '내면(본질)'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성공회 신부님(사제, 부제)들을 지켜보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저도 몇일 전부터 성직 칼라를 하게 되어 더 잘 느껴지는 부분이니 이걸로 얘길 풀어볼까 합니다.

(통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간의 짧은 성공회 생활에서 느껴지는 주관적인 느낌을 중심으로 글을 쓰는 것이니, 이 점은 미리 양해 바랍니다^^;;)


제가 본 40대 후반~60대의 나이 드신 분들은 외부에 나가실 때 대부분 성직 칼라를 하고 나가시되, 안해나 자녀들과 살가운 모습으로 다니시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혹 그렇게 가정적인 분들도 성직 칼라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 사복인 경우에 주로 그런 가정적인 면을 보여 주십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외부에서 '천주교 신부'로 오해(?)하며 보는 것에 별로 괘념치 않으시거나, 때론 적당히(?)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하십니다. 목사보다는 천주교 신부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다분하십니다. (물론 신학이나 전통으로도 그렇긴 합니다만, 지금 제가 말하는 건 '경향' 또는 '분위기'를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젊은 사제나 부제가 성직 칼라를 하고 아이를 안고 있거나 안해나 남편과 친밀한 모습을 연출(?)하면 불편해 하시거나 짐짓 점잖은(?) 언행으로 "그런 건 성직 칼라를 하고 하면 안된다"고 조언하시거나 심지어는 꾸짖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유는 사목자는 누구의 남편이나 안해이기 전에 '사목자'란 논리입니다. (허나 성공회 사목자는 '가정'을 통해서도 '사목의 가르침'을 전하고 받기도 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30대에서 40대 중반의 젊은 분들은 어떨까요? 재밌는 건, 이분들 중에 꽤 많은 분들이 교회를 벗어나면 바로 성직칼라를 빼거나 옷을 갈아 입습니다. 왜 일까요? 성직 칼라가 주는 무게감(?)이 부담스럽거나, 또는 공적/사적 영역이 분명하게 구별되는 삶을 지향하기 때문일까요?

제가 느끼기엔 천주교 신부(사제, 부제)로 오해받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젊은 분들 가운데는 교회 안에서 아이를 안고 있거나 안해와 정다운 모습으로 있거나 가끔 손을 잡고 다니시는 분들도, (사적인 자리임에도) 윗분들이 계시거나 (성공회) 교회 밖을 나갈 때는 왠지 모르게 움추러드는 걸 느끼곤 했습니다. 


왜일까요? 이건 뭔가 통계를 내고 분석할 것도 없이, 한국에선 종교인이든 일반인이든 우리의 성직 칼라가 '천주교식 복식'이란 인식의 틀이 굳건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우리(성공회) 스스로도 탭 칼라를 지칭할 때 '로만 칼라'라는 표현을 스스럼 없이 쓰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나이드신 신부님들이든 젊은 신부님들이든 하나 같이 '천주교 복식'이란 기준으로 우리의 복식과 그것을 바라볼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은 성직 칼라를 할 동안은 '철저히' 천주교 신부인 것처럼 가족이 투명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젊은 신부님들은 가족이 투명인간이 되도록 하진 않지만 복식을 착용하는 동안은 무척 조심스럽게 상황에 따라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복식이란 건 '그'를 표현하고 이웃과 세상과 더불어 소통하게 하는 하나의 기호이자 도구인데, 이 기호와 도구가 어떻게 사용되어야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성공회 사목자의 복식에 있지 않고 천주교 사목자의 복식에 준하여 세워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이런 오래되고 폭넓은 '인식의 함정'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정체성'이니 '올바름'이니를 아무리 말해도 그 순간 뿐인건, 이건 마치 다이어트를 오랫동안 실패한 사람에게 '자주 적게 먹어라!', '일찍 자고 일어나며 지속적인 운동을 해라!', '야식은 절대 먹지 마라!'라고 충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 사람들이 '아예 몰라서' 계속 실패하는 것일까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은 '이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계속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스틱 SITCK!』의 저자가 쓴『스위치 Switch』를 보면 사람이 아닌 상황을 바꿔 그가 현실에서도 '잘할 수 있도록' 해줄 때 비로소 원했던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러니 『스위치』의 저자가 말하듯이, 이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모든 그릇을, 심지어는 물잔마저도 작게 바꾸는 무리없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아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니 일반인들처럼 가족을 가지고 그들과 똑같은 문제와 상황 속에서 신앙을 살아가는 신부로, 먼저 지구인이자 지역민이며 성공회 신자인 성공회 신부로 성직 칼라를 차고서도 스스럼 없이 안해와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아이를 업어주고 안아주는 것에 스스로 검열(?)하지 않아도 되기 위해서 '상황'을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은 한국 천주교회에서 전혀 하지 않는 '넥밴드'를 기본 복장으로 하여 다양한 매스미디어를 활용한다거나, 대내외 행사에 자주 드러나는 지도층 신부님들이 사모님과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자주 노출한다는지 말입니다. 


제가 왜 "소수파이자 분파 교회로 인식되는 '대한성공회'는 다른 이야기들로 버겨워서 이 얘기들이 '때론' 사치로 여겨지기도 하죠.."라고 말했는지 이제 아시겠나요? 

저는 단순히, 지금 한국에서 성공회가 소수인데, 또는 천주교나 개신교 어느 쪽으로도 연대하지 못하고 애매모호한 분파로 취급 받는데, 무슨 영국이나 미국 성공회가 하는 고민을 하자는 것이냐고 따지는게 아닙니다. 그들의 고민은 조만간 우리의 고민이 될 것이기에 참고해야 함은 분명합니다. 

허나 지금 우리는 120년이란 시간 동안 잘했든 못했든 우리의 선택과 자리매김이 쌓여서, 현재 대한성공회가 '소수'이고 '분파교회'로 인식된 공과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 '우리만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들의 얘기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말 그대로 그들의 이야기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거나 '먼 나라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란 걸 말한 겁니다. 

선교사들이 남기고 간 '공교회(가톨릭) 전통'을 무시하고 싶진 않지만, 그들이 '식민지에 온 선교사'란 사실 또한 의식하면서 그 전통을 섬세히 가리는 것도 필요하단 말도 첨언하고 싶고요. #성공회
my_zacchaeus, 오늘 21:42 Twishort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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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10/07/09 22:00 2010/07/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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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충연 프란시스 2011/12/19 09:56 # M/D Reply Permalink

    잠깐 뵙고 들었던 애를 안고 있는 사제상이 벌써 몇년 전부터 생각해오시던 거였군요. 강화 씨족교회에서 가정/가족교회로서의 성공회를 보편적으로 상징케하는 좋은 출발일 것 같습니다. 이미지도 떠오르고요. 나중에라도 다른 기회에 더 생각나눠주시지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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