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장흥 가는 길.

장흥에 다녀왔다.

항상 언제 출발해서 언제 돌아올지 정확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던 내가,

아무 준비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이제
갈게요." 문자 하나 남기고 출발하고
5시쯤 도착해서는 10시 반까지 쉬지 않고 대화하다가 돌아왔다.

왠지 내 '거울'이 되어줄
'세나 누이(동시에 신부님이신 ㅋㅋ)'이 있는 곳에는
그렇게 다녀와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ㅎㅎ 그토록 내 느낌을
 듣고 싶어하던 분들 앞에서는  말 못하던 느낌이  이렇게 드러나는군 =.,= )

나눔의집에서 일하던 2년여 동안
짧게 스치던 인연이
끊길 듯 끊길 듯 질기게도 이어지더니,

어느날
'이 사람은 앞으로 내 인생의 '거울'이 되어줄 사람이구나..'란 느낌이 들었고

그때부터 마치 당연하단 듯이 나를 열어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세나 누이와 함께 일하는 분께도 큰 거부감 없이 나를 열 수 있었다.

사람을 쉽게 사귀고 상대방을 큰 어려움 없이 받아 들이나,
막상 '진짜' 나를 열어 보이기 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한 내가 말이다.

교회 공동체에서 쓰는 말로 '하느님이 준비하신 사람',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쓰는 말로는 '인연'인가 보다.

손님 대접이라시며

귀찮은 길 마다하지 않고 사 오신 시골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상처투성이 내 옛 얘기를 주절거렸고,

그 얘기로부터 내 별자리 이야기를 나누며 영적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하느님은 우리가 다 알 수 있는 분(존재)이 아니라
각자가 간절히 원하는 그 '길'로 각자를 만나주신다는 오랜 가르침을 나누고,

'깊은 성령 체험'을 통한 '신화(
神化
)'와
사람 가운데 하늘과 땅이 만나 '***'가 열리는 경험이 갖는 유사함에 대해 나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그 긴 대화 속에서 얻은 가장 좋은 것은
나와 나의 인생 그리고 관계를 다른 시선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 2. Reign Over Me.

문득..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얼마 전에 봤던 영화 한 편이 떠 올랐다.

"Reign Over Me."

코미디언 아담
샌들러
Adam Sandler가
9.11.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자폐 증상의 찰리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이었다.

코미디언이 진지한 연기에 어울리기 힘들다는 편견을 한번 더 깨준 영화이었다.

긴 얘기는 뒤로 하고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심각한 자폐 증상을 보이던 아담 샌들러가
대학 시절 가장 가까웠던 룸메이트였던 앨런 존스 역의
돈 치들 Don Cheadle을 만나

옛 기억으로 돌아가 시작한 놀이와 대화로부터
마지막 찰리의 상처에 대한 대화까지
서로의 문제를 말하면서 치유를 경험하기 시작하는 과정이었다.

오늘 내가 경험했던 그 과정.
서로에 대한 헤아림과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대화.

그 대화 속에서는 '치유'가 시작된다.

오늘의 깨달음 하나.
"말하기 시작하라. 그대와 그대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치유되기 시작할 것이다."

# 덧붙임 )

매일 힘들어 하면서도 새벽 늦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만의 기록'과
그 기록을 근거로 소통하려던 내 계획은 늘 뒤로 미뤄질 것이고

그것은 결국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나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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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07/10/27 02:49 2007/10/2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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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11/01 23:2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바람숨결 2007/11/02 12:35 # M/D Permalink

      엥~ 열리다니^^

      내가 그때 말 안했었나?

      타로와 같은 방법으로
      '연(緣)'을 알고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도
      나름 의미를 두고 있다구 ㅋㅋ

      역시 '그대'와 나는 서로에 대해 의외로 많이 몰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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