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채워진다. 그런 공간은 한 번 찾은 사람들이 또 오고 싶도록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나는 공간을 가볍게 여기는 관점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공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과 공간에 켜켜이 쌓이는 힘을 간과하는 건 다른 얘기다. 무엇보다 ‘어떤 공간을 만들어 무엇을 위해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는 동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단체에게는 크고 중요한 과제다.

갈월동으로 이사한 용산나눔의집. 지난 15년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가쁜 숨을 고르고 있다.

처음에는 조선족 분들과 함께 시작했다가, 이후 미등록 이주민 식구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그리고 2014년부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제 지난 15년을 정리하면서 ‘사회적소수자 생활인권센터’라는 또 하나의 ‘디딤돌’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곳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오가고 만나며 머물까. 어떤 ‘교차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갈까.’

설렘과 함께 찾아오는 묵직함. 이곳에서 동행할 순례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과 함께 채워갈 순례 여정은 어떤 것일까.

공간은 애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채워지기 시작한다. 또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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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1 02:14 2018/05/1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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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또 다른 틈

하루.

누군가에게는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고 지치는 하루.

그러나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힘겨운 싸움을 치뤄낸 또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 곁을 묵묵히 지키는 일. 그러다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다해 목소리를 내고 함께 몸부림치며 한 걸음 내딛는 것 뿐.

오전에는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점심 때에는 용산나눔의집 이주민 식구와 함께 출입국사무소 방문.

누군가에게는 별 다를 바 없어 지루하고 그저 그런 하루.

또 다른 누군가는 있는 힘을 다해 견뎌내고 부딪혀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하루.

그러나 그 둘은 누구도 쉽게 비교하거나 무게를 달 수 없는 각각의 하루.

그 가운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저 꽃 한 송이처럼 이룬 것처럼 ‘틈’이 되는 일. 그리고 내 곁에 존재하는 이 세계의 또 다른 틈과 만나 ‘균열’이 되도록 애쓰는 일.

그렇게 아직 우리가 만나지 못한, 그러나 이토록 간절히 바라는 세계를 이 곳으로 ‘초대’하는 마중물이 되는 일 뿐.

* 덧. 나는 이 글을 읽는 바로 당신이 내 곁에 존재하는 ‘이 세계의 또 다른 틈’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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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0 04:13 2018/05/1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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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만인의 연인?

자주 잊어버릴 수 있기에 ‘꼭’ 기억해야 하는 것 한 가지.

‘내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며 그럴 자격도 없다.’

그러니 이런 나같은 사람과도 서로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할 이유를 찾아내며, 자격 여부를 넘어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자. 그런 사람들을 우선하며 살아가자.

나는 만인에게 사랑받을 이유도 필요도 그럴 수도 없는 ‘나일 뿐’이다. 늘 한계 속에서 비틀거리며 조금씩 걸어가는 사람이란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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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9 02:43 2018/05/0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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