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찰력 투입된 홈에버 월드컵점…"오늘이 끝 아닙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한 겁니다"
  2007-07-20 오후 2:05:28
  눈물, 눈물, 또 눈물….
 20일 오전 9시 30분, 경찰력이 곳곳의 통로를 통해 매장 안으로 들어오자 50명 남짓의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구호를 외치던 조합원들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합원들을 향해 다가오는 경찰과 서로 팔짱을 끼고 뒤로 누워버린 아줌마 조합원들을 내려다보던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 ⓒ프레시안

  두려움의 눈물은 아니었다. '일하게 해 달라'는 요구의 한없는 가벼움, 그리고 이와 비교되는 수백 명 경찰들의 육중한 무거움에서 비롯된 눈물이었다. 자식도, 남편도 잠시 '버려두고' 20일을 넘게 지켜 왔던 농성장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맨 몸으로 나가게 된 서러움의 눈물이었다.
 
  그동안 매장의 물건 하나 건드리지 않고 매일 아침 쓸고 닦으며 고이고이 모셨던 '내 일터'가 진압작전을 들어오는 경찰에 의해 순식간에 엉망이 되는 현장을 지켜보는 안타까움의 눈물이었다.
  
▲ 20여 일 지켜온 농성장에 경찰병력이 들어오자 조합원들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프레시안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아줌마 조합원들은 "48시간만 있다 나오면 되지 뭐"라며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관련기사 : 공권력 투입, 초읽기 들어간 농성장 현장)
  
▲ 눈물. 꾹 눌러 감은 눈썹은 금세 젖어들었다.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은 없었다. ⓒ프레시안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한 것…이런다고 문제가 풀리나요?"
  
▲ 연행 직전의 모습.ⓒ프레시안

  9시 50분, 조합원들이 앉은 곳을 제외한 전 매장 안 진입에 성공한 경찰이 경고 방송을 시작했다.
 
  "여러분이 오랫동안 점거하면서 고생한 것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경찰이 진입해 작전을 벌일 것입니다.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찰의 방송 소리에 모두 입에 호루라기를 꺼내 물고 불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구호가 터져 나왔다.
 
  "일하게 해달라는데 공권력 투입 웬 말이냐."
  "비정규직도 사람이다. 노무현 정권 물러나라."
  "박성수 비호하는 이상수 박살내자."
 
  김경욱 위원장이 말을 시작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한 겁니다. 이곳을 침탈하면 자신들이 만든 비정규직법이 얼마나 추악한 것인지를 스스로 인정하는 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또 들어옵니다. 이곳 농성장을 강제로 해산시킨다고 있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집에 가도 일할 곳이 없는데 내가 언제 집에 가고 싶대?"
 
  오전 10시, 경찰은 취재진들에게 "진압작전에 방해가 되니 나가달라"고 말했다. 경찰과 취재진들 사이에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조합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 여러분, 저희만 두고 나가지 말아주세요. 지금 이 순간을 똑똑히 전해 주세요."
 
  김 위원장이 '파업가'를 부르자고 했다. "'투쟁'이라는 말도 이번에 처음 내 입으로 말해봤다"던 아줌마들이었다. 처음 농성을 시작할 때 노동조합이 나눠준 수첩을 보고 겨우 띄엄띄엄 따라 불렀던 노래였다.
 
  그런데 그 조합원들이 농성 21일째인 이날, 수첩도 없이 음도 틀리지 않고 눈을 감은 채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리면 우린 죽는다"로 시작하는 노래를 불렀다.
  
▲ 결국 경찰은 여경들을 동원해 연행을 시작했다.ⓒ프레시안

  결국 경찰은 여경들을 동원해 연행을 시작했다. 서로 팔을 마주 끼우고 버티는 것만으로는 네다섯 명의 젊은 여자 경찰들을 당해내기 힘들었다. 여경들은 조합원들에게 "고생 많이 하셨잖아요. 이제 집에 가셔야죠"라고 말하며 꼭 끼워진 팔들을 잡아당겼다.
 
  그런 경찰들에게 아줌마들은 다시 외쳤다.
 
  "누가 집에 가고 싶대? 이대로 집에 간들 일할 곳이 없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나 집에 안 가고 싶어."
  
▲ "누가 집에 가고 싶대? 이대로 집에 간들 일할 곳이 없는데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나 집에 안 가고 싶어."ⓒ프레시안

  연행 시작 1시간도 채 못 된 10시 55분, 농성 강제 해산을 위한 경찰의 진압작전은 김경욱 위원장의 연행으로 종료됐다. 김 위원장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조합원과 '마지막' 포옹을 하고 경찰에 검거됐다.
 
  이날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랜드일반노조 지도부 6명 가운데 5명, 뉴코아노조 지도부 9명 가운데 4명을 검거했다.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저항하던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천영세 의원과 문성현 당대표도 경찰에 둘러싸여 농성장 밖으로 쫒겨 나왔다.
 
  매장 두 곳의 점거농성은 종료됐지만…"아직 끝나지 않았다"
 
  곳곳에 자보와 피켓 등이 붙어 있었을 뿐, 20일 동안 물건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던 농성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병력 투입 직전이었던 이날 아침도 조합원들은 농성장을 쓸고 닦았었다.
  
▲ 20일 동안 물건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던 농성장은 아수라장이 됐다.(오른쪽) 경찰병력 투입 직전이었던 이날 아침도 조합원들은 농성장을 쓸고 닦았었다.(왼쪽)ⓒ프레시안

  조합원들이 경찰차에 실려 모두 연행된 이후 홈에버 앞에서는 규탄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노회찬 의원은 "이번 일의 근본적인 원인은 악질자본 이랜드와 박성수 회장이지만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했고, 권영길 의원도 "대한민국 경찰은 이 시간 이후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돼 있는) '공권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도 뒤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석행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70년대 동일방직의 여성 노동자가 끌려나오던 상황을 다시 봤다"며 "피눈물 대신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이랜드 자본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긴급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에 따라 오전 10시 경 충남 천안, 경남 창원, 대구, 울산의 홈에버 4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됐다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이후 점거를 더 확대하고 21일로 예정된 이랜드 그룹의 전매장 집중 타격 투쟁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원들도 뿔뿔이 끌려 나가기 직전 "경찰 조사 받고 나오는 대로 다시 싸우자"고 서로의 손을 움켜쥐었었다. 이날 정부의 경찰병력 투입으로 홈에버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의 점거 농성은 각각 21일, 13일 만에 끝이 났다.
 
  하지만 경찰병력 투입으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든 싸움을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을 이날 오전 홈에버 월드컵점을 지켰던 노동자들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 경찰병력 투입으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든 싸움을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을 이날 오전 홈에버 월드컵점을 지켰던 노동자들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프레시안

  
▲ 연행직전 농성장 곳곳으로 들어 온 경찰의 모습.ⓒ프레시안

  다음 동영상은 뉴코아 강남점의 강제 연행 상황이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이랜드 그룹의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글을 보내 왔다.
 
  김 지도위원이 보내 온 이 글은 경찰병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9일 밤 홈에버 월드컵점 농성장에서 읽혀졌다. 조합원들은 계산원으로 일했던 자신의 일터에서 그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 김 지도위원의 글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은 "매장 바닥에 김칫국물을 흘려가며 빙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는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그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은 비록 이날 전원 연행됐지만 "어떤 꽃보다 귀한" 이들은 '마지막'까지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온 몸으로 호소했다.
 
  다음은 김 지도위원의 글 전문이다.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 ⓒ프레시안

  하루 여덟 시간을 제 자리에 멈춰선 채
  화장실조차 갈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하루에도 산더미 같은 물건을 팔아치우면서도
  막상 제 것으로는 단 하루도 지닐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온종일을 서서 일하다 퉁퉁 부은 다리로
  어기적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아픈 새끼를 집에 두고 와서도
  "고객님, 어서 오십시오"
  "48420원 나왔습니다. 적립카드 있으십니까?"
  "비밀번호 눌러주시겠습니까?"
  "고객님, 봉투 필요하십니까?"
  "고객님, 안녕히 가십시오. 고맙습니다."
  컨베어 벨트를 타고 오는 부품처럼
  밀려드는 손님들을 향해 하루 수천번도 더 웃어야하는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고객님의 부름이라면 득달같이 달려가지만
  집에선 새끼도 서방도 만사가 귀찮기만 한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그렇게 일하고 한 달 80만원을 받았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1년계약이 6개월로 6개월이 3개월로 3개월이 0개월로
  그런 계약서를 쓰면서도 붙어있기만을 바랬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주저앉고 싶어도 앉을 수 없었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고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고 소리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단 한 번도 그럴 수 없었던
  그들도 꽃보다 아름다운가.

 
 
그러나 지금 그들은 꽃보다 아름답다.
  너펄거리는 반바지를 입고 딸딸이를 끌고 매장 바닥을 휩쓸고 다니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 아름답다.
  매장 바닥에 김칫국물을 흘려가며 빙 둘러 앉아 도시락을 먹는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꽃보다 아름답다.
  거짓웃음 대신 난생처음 투쟁가요를 부르고 팔뚝질을 해대는
  그들은 세상 어떤 꽃보다 화려하다.
  성경엔 노조가 없다는 자본가에게 성경엔 비정규직도 없다고
 
 
자본의 허위와 오만을 통렬하게 까발리며 싸우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도 값지다.
  한 달 160만원과 80만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말로는 '하나'임을 떠들지만 사실은 '둘'이었던 정규직의 알량한 위선을 넘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얼마만한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온몸으로 증언하는
  그들은 어떤 꽃보다 귀하다.
 
 
이 싸움은 단지 이랜드 홈에버의 싸움이 아니다.
  비정규직 철폐를 외쳐왔던,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부르짖어왔던
  우리들의 의지와 양심을 시험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이라는 이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게 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싸움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 향하는 우리의 마음 하나하나, 발길 하나하나가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힘과 용기가 될 것이다.
   
 
  여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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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1 11:24 2007/07/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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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때 인천에 있던 한 장로교회의 교육 전도사로
'목회'라는 자리에 서면서 사람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주님은 그대를 그리워 하십니다."

때로 여러가지 이유로 교회를 멀리하던
아이들에게 문자로도 보내주던 말이었는데,

언젠가 이 문자를 받은 한 아이가
"저도 주님이 많이 그리워요."라고 답을 하고

그 다음 주일에 교회에 다시 나오기 시작했던 일도 있었다.

그래서이 문장은 더욱
내게 매우 소중한 의미를 지니는 그런 문장이다.

그런데 이 말이,
내게 더 필요한 말이 되어 간단 생각이 든다.

기도할 때마다 강하게 드는 이 마음...

'주님께서 나를 애타게 그리워 하시는군요..'


슬픔이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날들이다.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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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캐오

2007/06/26 11:57 2007/06/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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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의 시간 가운데,
어릴 적.. 그것도 모두 합쳐서
채 10년이 안 되는 시간을
잠시 함께 한 '아버지'란 사람이..

어느 산동네의 허름한 아파트 반 지하..

또는 어느 곳인지
동네 이름만 겨우 알고 있는 그 어느 곳에서

초라하고 병든 모습의 노인으로
살고 있단 걸 알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히 살아간다는 것..

부유하지도 행복할 이유도,

그렇다고 충분히 괞찮을만큼
여유롭지도 않은 삶을 살아가면서도,

나는
 
세상 그 누구보다 나와
내 안해를 사랑해주는 어머니와
서로를 존경하는 형제들과
그들의 새로운 가족들 사이에서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데
그는 어느 노인의 모습으로 살아갈지..

너무나 소중한 안해와
일상을 소곤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에

그는 어떤 병과 좌절,
그리고 거절감으로 고통받고 있을지..

.....

그러나 지금 그를 찾아봤자 서로에게
몇십 년의 무게보다 더 큰 아픔과 짐만 더할 뿐임을

잘 아는 나는..

다시 두 손을 모으고
깊고도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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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4 02:13 2007/06/2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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